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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벌의 비밀, 한계를 넘어

날 수 없다? 날고 있다!

by 송기연

호박벌(Bumblebee)을 아는가.

보통의 벌과는 달리 이 녀석은 둥글고 무거운 몸을 가졌다. 날개 크기에 비해 몸이 커서 공기역학적으로는 비행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이론적으로는 날지 못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주 분주히 날아다닌다. 어떻게 호박벌은 날 수 있을까. 귀여운 외모와는 다르게 반전 속에 숨은 비밀을 보자.


20세기 초, 초기 항공역학 이론에 의하면 호박벌은 날지 못해야 한다.

뚱뚱한 몸, 작은 날개로는 날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호박벌은 개의치 않는다. 그냥 날아다닌다. 너무 당연한 것처럼,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날갯짓한다. 호박벌이 신체적 약점으로 인해 날지 못하다는 것은 고정익(비행기 날개) 기준의 계산이었고, 곤충의 비행원리는 고려하지 않은 오류였다. 이후 공기역학에 의한 양력의 개념을 알게 되면서 이 의문은 풀렸지만, 여전히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호박벌의 날개소리는 일반벌과는 다르다고 한다. 빠른 날갯짓으로 인한 소리는 그 유명한 곡 '왕벌의 비행'의 모티프가 되고, 귀여운 모양은 영화 트랜스포머의 캐릭터로 선택받았다.




호박벌은 엄청나게 부지런하다.

꿀을 모으기 위해 하루에 이동하는 전체거리가 약 200km나 된다고 한다. 이 엄청난 목표를 위해 호박벌은 1초에 200회 이상의 날개깃을 한다. 아무런 의심도 없이 태어나자마자 다른 벌의 날갯짓을 보고 자신도 날갯짓을 한다. 이렇게 되면 날개 안쪽에 아주 튼튼한 근육이 만들어지면서 날아오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 "너는 안될 거야"라고 말한다.

우리는 타고난 조건, 지금의 상황이 뭔가를 이루기 너무 불리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능성과 목표를 믿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호박벌처럼 강인한 근육을 갖게 될 것이다. 호박벌은 이론을 뛰어넘어 날아오른다. 자신의 신체조건을 고민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과 조건에서 공기의 흐름을 활용해서 스스로 날아오른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조건은 오지 않는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지금 이 자리에서 날아올라야 한다. 기껏해야 3~4월 정도의 수명을 가진 호박벌도 그럴진대, 우리는 조금은 더 나아야 하지 않겠는가.


호박벌처럼, 믿고 날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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