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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문서양식

by 송기연

회사 업무는 문서에서 시작해서 문서로 끝난다.

각종 기획서, 보고서, 회의록, 메일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라도 문서 형태로 되어 있지 않은 것이 없다. 그만큼 문서 작성 능력은 필수다. 회사원뿐만 아니라 학생도 각종 리포트, 과제, 발표자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문서와 함께 한다. 잘 작성된 문서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형식도 중요하다. 잘 정리된 문서형식은 내용을 보다 더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준다.


문서 작성을 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생각이나 의도를 글로 잘 정리하고, 이를 내용이나 목적에 따라 잘 분류해서 표현하는 것을 말할 것이다. 즉 생각이나 의도가 가장 우선이다. 객관적인 문서 작성은 수필이나 산문처럼 비교적 자유롭게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쓰는 형식이 아니다. 나름 체계적인 구조를 이루어야 한다. 그게 한 장 짜리 보고서든 수백 페이지의 연구개발 계획서든 상관없이 공통사항이다. 문서 형식과 체계가 일관되었을 때 그 문서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문서 작성의 끝판왕은 공무원이다.

공문서는 모든 문서의 표준 같은 것이다. 구성, 폰트 종류, 크기, 간격, 여백 등 문서를 구성하는 요소가 최적화되어 있다. 우리는 모두 공무원이 아니지만 공무원과 같은 수준의 문서를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 불특정 다수를 위해 가장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문서구성은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동반자가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문서 작성을 잘해서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1. 문서의 뼈대가 중요하다.

문서는 하나의 우주다. 분량이나 종류에 상관없이 하나의 문서는 하나의 체계를 가진다. 즉 문서의 모든 항목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잘 만들어진 뼈대 위에 살이 붙어서 문서를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이후 필요하다면 가죽도 입히고, 옷도 TPO에 맞게 코디한다면 문서는 완벽에 가까워질 것이다. 잘 만들어진 문서는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다. 목차는 문서의 처음부터 끝까지 핵심사항을 잘 나타내야 한다. 문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완벽하게 만들 수 없다. 큰 뼈대부터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나 기관 등에서 나오는 공고문에는 기본 양식이 있어서 내용만 채워 넣게 되어 있다. 이때 나오는 양식이 가장 중요한 뼈대다.


2. 문서번호체계는 정확한 위계가 필요하다.

문서번호체계 구성에 정답은 없다. 위 1번 항목처럼 기본 양식이 제공된다면 그 형식을 따르는 것이 정답이다. 그런 기준이 없다면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데, 보통은 이런 순이다.


예 1) 로마자 > 아라비아 숫자 > 반괄호 > 양괄호 > 하이픈 > 점

예 2) 아라비아 숫자 > 네모 > 동그라미 > 하이픈 > 점

예 3) 아라비아 숫자 > 하위 아라비아 숫자 > 반괄호 > 양괄호 > 동그라미 > 하이픈 > 점........


이런 체계는 구성하기 나름이다. 하지만, 하나의 문서에는 반드시 하나의 문서 위계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아라비아 숫자에는 그에 부합하는 위계 기준이, 동그라미에는 그에 부합하는 위계기준이 존재한다. 아래한글에서는 한 번 만들어진 글의 속성에 "ALT+C"를 눌러 속성을 가져올 수 있어 편리하다.


3. 테스트 속성도 통일되어야 한다.

문서에는 폰트, 크기, 컬러, 기울기 등 다양한 속성이 있다. 이는 한 문서 내에서 모두 동일하게 사용되어야 한다. 동일한 문서 위계에서 어떤 것은 볼드체인데, 어떤 것은 이탤릭체라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4. 그림, 표는 별도로 취급해야 한다.

문서에는 그림이나 표가 삽입될 수 있다. 하나의 문서에 포함되는 모든 그림과 모든 표는 철저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그림의 경우 컬러, 해상도, 크기 등 통일이 필요하다. 표 역시 마찬가지다. 표에 삽입되는 폰트의 각종 속성은 모든 표에만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ALT+C"를 확인하자. 또한 그림과 표의 일련번호는 대상을 선택한 후 오른쪽 버튼은 눌러서 "캡션 넣기(A)"로 해야 한다. 그래야 번호가 내림차순으로 잘 정리된다.


5. 기타 잡스럽지만 챙길 건 챙기자.

이미지 삽입, 표 속성, 링크 및 각주표현 등은 문서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간다면 문서를 구성하는 항목 당 글자수도 같은 레벨에서는 비슷하게 해야 한다. 또한 정량적 문서는 모두 개조식으로 하는 습관을 들이자. '~니다'로 끝나는 서술형 문장은 객관성이 요구되는 정량문서에는 쓰이지 않는다.




이처럼 문서를 하나 만든다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평생 글을 써야 한다. 그리고 많은 경우 이런 행위를 문서로 만들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좋은 문서작성을 위한 다양한 기술과 관점을 늘려나가자. 아무리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어도 이를 잘 표현하는 것이 모든 출발의 첫 째다. 그리고 그 출발을 위한 기본 중 기본은 아름다운 문서작성 능력에 있다. 겉으로 보이는 문서형식, 안으로 내재되어 있는 문서내용, 이 2가지가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좋은 문서는 좋은 형식을 가진다.


기억하자, "AL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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