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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업계획은 튼튼한 뼈대가 있어야 한다

뼈대 없이 설득 없다.

by 송기연

지원사업 계획서 작성의 출발은 읽기다.

읽는 대상은 사업공고문이다. 사업의 취지와 목적, 대상과 작성요령등이 빠짐없이 담겨 있다. 반드시 사업공고문을 몇 번이고 읽어서 내용을 완벽하게 숙지해야 한다. 내용을 작성하는 것은 그 이후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사업공고문을 꼼꼼하게 읽지 않는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개념이 명확하게 서지 않으면 진도가 나가도 헛방이다.

사업공고에는 평가항목도 있다. 모든 평가위원은 기본적으로 이 기준을 통해 평가한다. 평가를 통해 선택과 탈락이라는 결과가 있는 만큼 평가자의 입장에서 문서를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다. 내가 잘 아는 분야라고 해서 자의적으로 작성하면 안 된다. 여기서 또 문제가 발생한다.


혼자가 아닌 팀 작업을 할 때는 더욱 자세히 읽어야 한다.

여러 명이 참여하는 작업이라면 PM(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통의 사람들은 책임이 주어지지 않을 때에는 소극적으로 행동한다. 그래서 PM은 명확하게 사업공고문의 취지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이를 여러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면서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자칫 잘못된 방향을 가리키는 손가락 하나에 여러 사람들이 고생할 수 있다. 공고문을 제대로 읽는 건 필수다. 그래야 참여하는 사람들 사이에 해석의 차이가 생기지 않는다. 그게 효율성을 결정한다.


사업계획서는 하나의 우주다.

이 세계관에서는 약속된 개념정의가 필요하다. 사업계획서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개념들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보다 효율적인 공동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명사, 형용사+명사, 명사+명사의 표현은 통일되어야 한다. '행동'과 '행위'는 한 음절 차이지만 전혀 다른 의미다. 또는 동일한 개념을 한글과 영어로 혼용해서 사용하는 실수도 있다. 물론 평가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있지만 이는 체계적인 사업계획서 작성에는 도움이 안 된다. 용어가 혼용되면 팀원끼리도 헛갈린다. 체계는 무너지고 의사소통은 엉킨다.


사업계획서는 한 번에 작성하는 것이 아니다.

뼈대를 세우고 이후 살을 붙여 나가는 과정이다. 튼튼한 뼈대가 서 있으면, 부위마다 적절한 살과 근육을 붙이는 행위는 쉬워진다. 뼈대와 살이 있으면 일단 완성이다. 이후 여유에 따라 겉에 옷을 입히거나 액세서리를 붙이는 과정을 더해야 한다. 사안에 따라 화려한 드레스가 되기도 하고, 편안한 운동복이 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적인 프레임, 즉 뼈대를 완벽하게 세우는 것이다. 간혹 페이지 양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데, 그건 나중에 얼마든지 추가할 수 있는 영역이다. 다시 말하지만 페이지 수에 상관없는 튼튼한 뼈대가 우선이다. 이때 사업계획서상의 표현(단어, 구)을 확실하게 정리하는 작업도 포함된다.


페이지 수를 늘리는 것은 쉽다.

증빙, 참고자료 등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풍부해지는 파트다. 그림, 도표, 참고 통계자료 등으로 사업계획서는 풍부하고 화려해지지만 그 안에는 확실한 뼈대가 있기에 안정적이다. 의식의 흐름도 일관되고 주장도 명료하다. 튼튼한 기초가 확실히 정립되어 있으면 수백 페이지 사업계획서도 한눈에 들어올 것이다.


이것이 좋은 사업계획서의 표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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