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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디자인, 스몰 디자인

서비스디자인을 생각하며

by 송기연

디자인을 분류하는 데는 여러 기준이 있습니다.

이노디자인그룹의 김영세 회장께서 부산디자인진흥원에 와서 특강 하신 내용이 기억납니다. 거기서 들었던 표현이 빅 디자인, 스몰 디자인이었습니다. 서비스디자인이라는 분야가 본격적으로 결과를 내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면서 이 개념이 더욱 도드라지는 것 같습니다. 전통적인 디자인의 프로세스라면 제품이 다 개발되고 난 뒤 마지막에 행해지는 리터칭 개념 정도였다면, 서비스디자인으로 통칭되는 새로운 디자인 개념은 디자인이 가진 원래의 뜻에 수렴하는 것 같습니다. 결과와 목표로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과정을 만들어가는 디자인은 판매를 위한 역할만을 수행한다고 마케팅의 시녀라는 표현도 들었습니다. 혹은, 스킬과 방법, 프로세스에 국한된 기능 중심의 디자인이 이른바 스몰 디자인이라고 불리는 것의 핵심입니다.


빅 디자인은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기획하고, 총괄하며 모든 분야를 아우릅니다. 단순한 사용자의 니즈만을 충족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문제인지를 진단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기능 위주의 아트워크와 표현방식이 위주라면 스몰 디자인, 기획단계에서부터 폭넓은 기획과 조사분석이 위주라면 빅 디자인이라고 해도 크게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빅과 스몰이라는 단어에서 느낄 수 있는 상대적인 가치때문에 어느 것이 어느 것에 우선한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서로의 영역이 다른 것입니다.

스몰 디자인도 분명한 영역을 가지고 있고, 빅 디자인도 분명한 영역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영역이 적절히 혼재되기도 하지만 분명히 이 둘의 영역은 나눠져야 한다고 봅니다. 작게는 즉석 인쇄나 명함을 제작하는 일부터 국가정책을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기획하는 일까지 디자인의 영역은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기능 위주의 전통적인 아트워크 위주의 디자인인지, 또는 조사와 기획이 위주가 되는 디자인인지는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DT(Digital Transportation)이 가속화되면서, 이 둘의 영역은 더욱더 벌어질 것입니다. 현재 디자인계에 몸 담고 있거나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모두 본인이 가고자 하는 방향의 디자인이 어느 방향인지, 혹은 목표로 하는 영역의 디자인이 어느 정도의 비율로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볼 때가 되었습니다.


누구나 디자인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디자인의 영역 역시도 작은 제품이나 상품에서 비즈니스를 만들고, 사회 시스템과 정책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명징하게 스몰 디자인과 빅 디자인을 구분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런 개념을 머릿속에 넣고 본인이 가야 하는, 혹은 가고 있는 길을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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