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전용교육이 필요한 이유
거의 매년 행안부 공공서비스디자인 우수과제 심사를 한다.
원래 제삼자가 되면 사안이 객관적으로 보인다. 올해도 심사참여를 하게 되어 현재 서류심사 중이다. 기본 예선을 통과한 우수과제를 보면서 몇 가지 생각이 들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포함한 총 42개 과제에 대한 서류를 보는 중인데 과제마다 품질의 편차가 제법 크다. 어떤 과제는 형식은 물론, 내용도 훌륭하지만 또 어떤 과제는 그에 훨씬 못 미치는 내용을 보여준다. 그냥 형식만 서비스디자인 과제에 맞춘 것일 뿐 내용은 다른 사업이거나 혹은 형식에 내용을 억지로 끼워 맞춘듯한 느낌을 주는 과제가 종종 보인다.
공공서비스디자인은 국민디자인단에서 출발했다.
서비스디자인기법을 공공 정책과정에 적용하면서, 그 과정에 서비스제공자인 공무원과 수혜자인 시민, 여기에 서비스디자이너가 한 팀이 되는 것이 기본 전제다. 추진 적합성, 활동과정 충실도, 성과 및 확산성 등을 기준으로 매 해 진행된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를 해서 포상한다. 매년 연말 즈음에 성과공유대회를 했지만 올해는 훨씬 빠른 8월 말에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예산과 일정이 빠듯한 상황에서 올라온 과제임을 감안하더라도 과제의 품질 편차는 계속 벌어지는 느낌이다. 전문 서비스디자이너가 참여하고 기관(중앙정부 혹은 기초지자체)의 의지와 예산이 동반되는 곳과 아닌 곳의 차이는 확연하다.
서류심사를 거쳐 대면평가를 해봐도 그렇다.
전문가인 서비스디자이너의 참여 여부는 팀 구성 점수항목에 중요한 요인이다. 별도 예산배분의 여유가 없는 곳은 여러 편법을 쓰기도 한다. 비전문가가 참여하거나 그도 아니면 공무원이 서비스디자이너 역할을 수행한다. 당연히 전문적인 교육이나 경험이 없다 보니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이해부족과 그에 따른 프로세스 단계마다 필요한 기법이나 도출되는 데이터에 대한 인사이트가 많이 부족해 보이기도 한다. 어떤 지자체에는 별도의 서비스디자인 전문가를 공무원으로 채용하기도 한다. 그런 경우는 예외다. 하지만 기본적인 공적 업무가 있다 보니 몇 해만 지나도 전문 서비스디자이너가 참여하는 과제와는 차이가 발생한다. 당연한 귀결이다.
공공서비스디자인에서 공무원의 역할은 중요하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는 행정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획단계보다 실행되는 단계에서 필요한 행정지원은 급작스럽게 생길 수 있다. 탄력적이고 즉흥적인 대응도 때로는 필요하다. 서비스디자이너 못지않게 경험 많은 공무원의 참여가 필요한 현실적인 이유다. 서비스디자이너와의 유기적인 협력과 호흡이 선행되면 매끄러운 프로젝트 진행이 가능하다. 이런 역할이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유기적인 프로젝트 진행이 가능하다. 정책의 혁신성이나 실효성, 수용성 역시 평가에서는 큰 항목이다. 공공서비스디자인 단계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진행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프로젝트가 중구난방으로 흐르거나, 공급자 중심행정이 되기 십상이다. 설문하고 의견 듣는 과정을 거쳐 결과를 만드는 것이 뭐가 그렇게 어렵겠는가.
공무원 입장은 어떨까.
이런 종류의 과제는 일반적인 업무가 아니라 별도의 일이다. 명확한 서비스디자인직렬이 아니라면 과외업무 형태로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게 서류에서도 읽힌다. 그러니 일반적인 경우 이런 과제가 반가울 리가 없다.
순환보직으로 업무를 맡은 케이스라면 더욱 그렇다.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일정 수준의 이해와 관심이 없는 상태의 공무원이라면 얼마나 힘들겠는가. 공무원은 명확한 행정 서비스 지원주체다. 그에 적합한 이해만 있으면 된다. 그 이상은 공적 마인드에 기반한 개인적 관심 수준이다.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최소한의 교육은 그래서 필요하다. 특히 지방소재의 기초지자체는 모든 것이 부족하다. 전문가 지원은 예산이 있어도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는 인구소멸 수준의 지방 기초지자체에서는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공무원을 위한 서비스디자인 교육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디자인단으로 출발한 이 사업의 취지가 이루어질 수 있다. 그것은 보다 나은 공공정책과 행정에 서비스디자인 기법을 확산하는 것이다. 한정된 서비스디자인 전문가로는 현실화시킬 수 없다. 부족한 곳은 그곳의 상황에 맞는 대처가 필요하다.
이것이 공공영역에 서비스디자인을 접목한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