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자본소득

by 송기연

시대가 바뀌면서 조금씩 내용이 바뀌는 개념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하지 않은 자여, 먹지도 마라라는 표현은 현대 기독교 경전 중 하나인 데살로니가후서 3장 10절에 등장하는 사도바울의 격언입니다. 보통 여기서 말하는 '일하다'의 개념은 노동(勞動, labor)을 의미합니다. 몸을 움직이고 땀 흘려서 일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땀을 흘리지 않는 것은 노동으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불로소득'을 건전하지 않은 소득원으로 보는 시선이 존재했습니다(과거형입니다).


현대사회에서 소득을 추구하는 것에는 순수하게 몸을 움직여 일하는 육체적 노동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존재합니다. 우리 디자인도 넓게 볼 때 노동이지만 '몸을 움직이는 행위'가 노동의 중요한 요소는 아니지요. 열심히 디자인하면 땀도 날 수 있지만, 주로 생각과 표현위주로 하는 정적인 노동에 속한다 볼 수 있습니다. 그 외 서비스, 교육, 각 종 투자인 부동산, 주식, 채권, 펀드, 코인, 외환 등은 전통적인 노동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기업체도 제조와 서비스로 나뉘지요.


여기에서 우리는 노동을 통한 노동소득과 자본을 통한 자본소득을 접하게 됩니다. 우리의 경우, 본인의 전문분야인 디자인 영역에서는 노동소득을 얻습니다. 문제는 이 노동소득에는 다양한 한계점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기계나 기술에 의해 효율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노동의 가치는 저평가되는 추세입니다. 예전에는 한 가지 기술을 배우면 그 기술을 몸에 익히고 발전시켜서 한평생 살아가는 중요한 노동소득의 근간이 됩니다.

이제는 노동소득 이외에 다양한 자본소득의 방법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보편적인 자본소득 방법에는 위에서 예를 든 부동산, 주식, 펀드, 채권, 코인 등은 노동소득과 함께 공통적으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집니다. 학생들도 주식계좌를 가지고 있을 만큼 자본의 대중화는 잘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디자인과 유사(?)하다고 생각되는 대중음악 영역에서는 창의적인 노동소득 분야와 자본소득이 적절하게 결합되었다고 봅니다. 물론, 이것 역시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연구나 공부를 한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 디자인계에서도 매 번 힘들다는 말이 나옵니다. 힘든 이 시기를 버티면 좋은 때가 올까요? 예전 언젠가 황금기처럼 디자인에 종사한다는 것이 일정 수준의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 창의적인 직종에 종사한다는 부러움의 시선을 받을 때가 또 올까요. 아마 쉽지 않을 겁니다.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면, 이제 해야 할 것은 정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디자이너들이 잘하는 분야는 아주 명확합니다. 두리뭉실한 것을 구체화시키고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해 내는 일입니다. 이것은 다양한 자본소득을 추구하는 분야에서 아주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벤처기업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구체화, 기술 및 서비스의 시각화, 수요자 중심의 사고방식 등은 노동소득에서만 가치 있는 기술이 아닐 겁니다. 이를 기초로 하는 자본소득 추구. 디자이너들의 자본소득을 위한 다양한 기술을 받아들이고 이를 현실화해내야 합니다. 시장은 우연히 다시 봄 날을 가져오지 않을 겁니다. 많은 기회와 정보가 공유되고 있습니다. NTF, Web 3.0, Metaverse 등은 도구입니다. 결국에는 사용자 입장에서 보는 경험이고, 이를 누군가는 구체화하고 시각화해야 합니다.


노동소득의 근간이 되는 전문분야에서의 스킬업과 오픈 마인드는 오히려 자본소득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매개 역할을 합니다. 디자인 자본소득 부자가 나오지 말란 법이 있습니까. 음원 수익으로 부와 명성을 거머쥐는 대중음악인이 있듯이, 디자인 자본수익으로 부와 명성을 거머쥐는 스타 디자이너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본에 대한 공부, 시대적 흐름에 대한 공감이 필요합니다.


많은 디자이너, 혹은 디자인일을 하는 회사원, 디자인에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의 아이디어와 고민과 함께 공부하고 준비하여 새로운 시대에는 디자인 자체가 레드오션 직종으로만 여겨지는 것에서 탈피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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