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메타(Meta)의 전성시대다.
메타버스는 기본이고, 메타 휴먼, 메타 주가, 메타 서비스에 이어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로 바꿨다.
뭔가 슈퍼(Super)나 스페셜(Special) 보다 더 강하고, 스케일이 큰 말이 필요했으리라. 여기에 메타인지(Meta Cognition)를 들었을 때, 짧은 유튜브 강의 클립을 봤을 때 그런 느낌이었다. 주로 공부법이나 마인드셋 등에서 활용되는 사례를 설명하고 있는데, 디자인 전공자들은 딱 볼 때 우리 얘기라고 느껴졌을 것이다.
보통 프로젝트에 몰입이 되어 있을 때에는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색안경을 끼고 보이는 세상처럼 온갖 현상과 관계, 그리고 풍경이 하나로만 보인다. 때로는 본질에서 벗어난 객관적인 시선이 필요한 법인데, 말처럼 쉽지 않다. 소위 유체이탈을 하듯 프로젝트를 객체화해서 봐야 하는데, 신기하게도 이런 것이 잘 되는 사람이 존재한다. 한 번씩은 그런 발상과 표현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하고 이를 프로젝트에 활용한다. 그러다 보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알고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처럼, 프로젝트 역시도 잘 되고 있는 점과 미진한 부분과 같은 전체를 명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정확한 진도율을 알게 되고, 전체 과정 중 현재 위치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서, 남은 기간 동안의 과업과 비교하면서 자원을 재배분할 수 있게 된다.
유사한 연차의 디자이너 중에서 유독 프로젝트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 있다. 특별히 감각적이거나 개성이 있는 것도 아닌데, 냉철하게 과업을 잘 바라보는 사람이 존재한다. 물론, 여기에 감각적이고 개성, 거기에 표현능력과 커뮤니케이션 방법까지 꿰차고 있다면 너무 욕심일까. 아무튼, 프로젝트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그런 사람들이다. 회사 대표가 어느 순간 진행상황을 물어봐도 그 시점에서 정확한 진도율과 잘되고 있는 점과 부족한 부분, 앞으로 진행계획과 함께 남은 기간 예상되는 문제점까지도 말한다. 한마디로 믿을맨이다.
디자인은 변수가 많다. 특히, 이해관계자가 많이 개입된 특성의 과제라면 더욱 그렇다. 이른바 다각적인 시선을 가진 PM이 필요다. 감각과 표현력, 소통능력까지 겸비한 천하무적이 있다면 애정을 듬뿍 주어야 한다. 세상은 인재를 알아보는 법이다. 아마, 그런 인재는 학교 다닐 때부터 남달랐을 거라 생각한다. 학과 공부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메타인지가 뛰어난 사람들은 아무래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디자인을 직업으로 선택한 사람들은 이런 메타인지라고 칭해지는 개념에 대해 알아야 한다. 매 프로세스가 순차적으로만 진행되지 않는다. 매 과제가 차례대로 행해지지도 않는다. 부족하지만 진도가 나가야 할 때도 있고, 순서를 서로 바꿔야 할 상황도 있으며, 결론이 나와 있는 사례도 (놀랍지만) 존재한다. 보통은 자기 영역의 범주에서만 과제를 바라보고 수행한다. 일반적인 PM 역시도 특정한 자신의 경험 위주에서 전체를 바라본다. 그러나, 메타인지가 뛰어난 디자인 PM은 다양한 관점에서 확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를 반복하면서 과제를 바라본다. 그래서, 앞으로 해결해나갈 방향의 선명성과 과거의 흔적을 함께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메타인지는 사용자의 경험을 중요시하는 서비스디자인에서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복잡한 문제와 어지러운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얽히고설킨 상황에서, 영역의 경계도 불분명하고, 개념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유능한 야전 지휘자 같은 시선으로 현상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PM이 필요하다. 디자인 프로젝트에는 디자인 PM이 있어야 한다. 과거처럼 스타일리스트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DESIGN'을 실현해내는 제대로 된 디자인 PM의 등장을 많은 기대와 함께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