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디자인산업의 현 주소는 어디일까.
아이돌, 영화, 드라마 등 K콘텐츠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문화의 힘을 알리고 있다. 문화, 첨단산업 등은 이제 전세계와 나란히, 아니 당당한 리더그룹으로 자리하고 있다.
우리는 디자인의 파워를 너무 잘 알고있다.
아이폰에서, 다이슨에서, 구글과 아마존 등 디자인이 미치는 산업범위는 눈에 보이는 제품에서 가상의 세계로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산업의 보조가 아닌 핵심전략으로 놀라운 성과를 도출하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목도하고 있다. 회생이 불가해보이던 쌍용자동차는 그야말로 토레스 광풍이 불면서, 거대한 기업의 운명을 순식간에 희망으로 바꾸고 있다. 토레스의 이런 효과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성능인가, 기업에 대한 측은지심인가? 바로 디자인의 힘이다. 토레스의 디자인을 소비자가 접하는 순간 마음을 빼앗긴 것이다. 그렇다고 디자이너들이 외형만 예쁘고 멋지게 하는 사람이란 단순한 논리를 말하지 않는 성숙한 시대가 이제는 되었다고 본다.
디자인은 우선 접하는 스타일링부터, 개발, 생산, 유통, 마케팅 전 과정에 관여한다. 소비자가 있는 산업에서 디자인은 획기적이고 효율적인 수단이다. 이는 보이지않는 데이터 기반의 어플이나 웹, 서비스, 정책등도 해당된다. 지금까지 디자인은 산업의 중심에서 멀어지지 않으려 노력했다. 제조, 수출위주의 국가산업구조속에서 빠른 의사결정, 수준높은 스타일링, 높지않은 예산에서도 고군분투해왔다.
지나친 수도권 중심인 산업구조때문에 로컬에 대한 상대적 홀대는 오히려 하나의 기회로 이어졌다. 산업기반시설로의 투자는 막대한 예산과 투자가 요구된다. 그러나, 디자인 산업은 좁게는 제조나 서비스에 한정되나, 넓게는 각 로컬의 특색에 따라 다양한 융함산업으로의 확대가 가능하다. 그리고, 이런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영역이 디자인이다. 이를 지역 별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거점을 만든것이 RDC가 아닌가. 근래 들려온 대구경북디자인센터 소식은 참담함을 자아낸다. 마치 황금일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것이다. 우리나라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90퍼센프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이다. 자체적으로 예산이나 자금을 동원하기 힘든 산업계에 경쟁할 수 있는 무기를 쥐어줄 수 있는 유일한 장접이 디자인이다. 단순한 효율성 논리로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단기간 실적을 내야 하는 임기제 단체장은빠른 결과물을 원할 수 있다. 그러나 한 반 무너진 산업계는 다시 정상을 위해서는 보다 더 큰 댓가를 치뤄야 한다. 근시안적인 판단에는상당한 우려를 표하는 바이다. 혹시나 대구경북디자인센터의 사례를삼아 타 지역 RDC의 역할에 대한 의구심을 갖지 말았으면 한다.
디자인 산업의 정량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고요한 수면아래에서 몸부림치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희생을 감수하며 지금까지 달려온 디자인계의 노고와 헌신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