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하게 풍겨오는 디자인의 향기
다양한 분야로 디자인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서비스디자인은 비교적 근래에 주목받는 분야로 다양한 채널로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서 국민 정책 디자인, 리빙랩, 주민참여예산제 등 다양한 형태로 세분화되고 있다.
이런 과업의 과정들을 살펴보면, 전통적 디자인 활동과 거리가 있어 보일 수 있다.
그래서, 과연 서비스디자인이 디자인 영역에 포함되는 것이 맞는가 하는 생각에 빠질 수 있다.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은 충분히 든다. 연차에 상관없이 말이다.
보통, Understand, Discover, Define, Develop, Deliver의 단계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른바 전통적 디자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조형이나 그래픽 작업등이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를 두고, 단순한 행정 기획과 디자인의 사이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당연하다.
디자인을 협의의 개념으로 볼 것인가, 광의의 개념으로 볼 것인가에 따라 디자인 행위는 달라질 수 있다.
누구나 디자인하는 시대라는 말을 자주 쓴다.
이 말은 디자인이라는 전문분야에 대한 진입장벽을 없애면서, 보다 많은 기회를 가지고자 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자칫 이 표현 때문에 디자인의 전문성이 폄훼되기도 한다.
무려 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인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정체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디자인을 넓게 본다면 오늘 아침에 입고 나온 옷에서도 디자인이 보인다.
동료나 친구와 나누는 메신저 대화에서도 적절한 표현과 전달을 위한 이모티콘에서도 디자인은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보통의 삶 속에서 보는 광의의 디자인이다.
우리가 목마른 것은,
보통의 사람이 엄두도 못 낼 전문가적 디자인 스킬이다!
멋들어지게 스케치하고, 현란한 그래픽이나 모델링 툴을 활용한 기가 막힌 결과물이 나오는 과정.
물론, 서비스디자인 프로세스 중에서도 프로페셔널한 Deliver 결과물이 필요할 수도 있다.
디자인은 이미 공기처럼 우리 곁에 있다.
다만, 산재한 재료들을 가지고 기초 조형원리인 조화, 율동, 리듬, 반복, 강조 같은 것을 적용해내는
생각의 조합, 사고의 정리, 기획의 수집 및 정리, 그리고 범접할 수 없는 통찰력까지.
동일한 서비스디자인 과제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과 그에 따른 결과에 이르는 과정과 마무리는
선수의 눈에는 보인다.
과정이 디자인인고, 결과에 프로의 향기가 나온다. 눈으로 보기에는 쉬워 보인다. 말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책임을 지고 그 과정을 한 번 진행해보라. 눈으로 보는 것처럼, 말하는 것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다.
디자인이 현란한 외형을 갖춰야 하는 충분한 이유는 존재한다.
디자인이 합리적인 과정과 감성적인 결과에 이르는 길은 걱정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쉽지 않다.
너무 걱정 마시라.
눈에 보이는 스킬은 쉽게 흉내 낼 수 있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내공은 쉬운 듯 그 길은 어렵다.
지금 이 시간도 디자인뿐 아니라 세월의 스킬도 함께 녹아들어 가면서 관록으로 자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