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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현 Jun 21. 2024

어린이집에서도 스탭밀(staff meal)이 필요할까?

어린이집 급식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1

보육교사들은 아이들이 먹는 음식과 동일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점심 한 끼조차 매콤한 음식이 곁들여진 평범한 어른식을 먹을 수 없는 것이다.

원장들도 대부분 원에서 식사하기를 꺼린다.

음식 좀 한다는 어린이집 조리사들은 그래서 어른들의 음식을  따로 하는 경우가 많다.

스탭밀(staff meal)인 셈이다.


그런데 이 부분이 좀 애매하다.

아이들 식은 쉽게 간만 맞춰해 놓고는 어른식 공을 들이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같은 메뉴에 양념을 추가하다가 나중에는 료를 남기따로 주문해서 이중조리를 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이렇게 해준 맛깔난 점심을 먹은 보육교사들과 원장은 그 아이들의 급식에 관심을 둘리 없다. 

그리고 아이들은 맛에 대해 불평을  수 없으니 그저 안 먹고 먹을 뿐이다.

어른들의 생생한 피드백을 받은 조리사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잘 먹을 수 있게 만들까보다는, 오늘은 또 뭘 해서 원장과 샘들의 입맛을 사로잡을까 고민하게 될 것이다.




현재 내가 일하는 어린이집은 이유식을 먹는 만0세부터 만 5세까지의 아이들이 모두 있다.

교직원도 15명이다.

0세의 이유식은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눠 따로 조리하고, 만 1세 아이부터는 일반식을 먹는다.

그리고 이 음식을 15명의 샘들 파견 나오신 70세 복지관 어르신까지 먹게 된다.

이들을  만족시키기는 지점은 어디일까?



나는 원칙적으로 이중조리를 하지 않는다.

스텝밀(staff meal)은 만들지 읺기로 했다.

조리시간을 다 써서 모두가 먹을 일반식 조리에 영혼을 갉아 넣는다.(진짜다!)


단체급식의 스킬 따윈 필요 없다.

가능한 선에서 좋은 재료를 주문하고 조리과정을 많이 넣어 식감을 살리는 게 포인트다. 노하우, 레시피 이런 거 없다. 그냥 일일이  하는 게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사람들은 그걸 "정성"이라고 불렀다.


전과 튀김 밀가루보다 재료를 많이 넣어 작게 부치거나 튀기고, 생선은 한번 구워서 조리며, 탕수육 돈가스 치킨가스 닭강정 직접 만든다. 국에는 건더기를 최대한 많이 넣어 끓이며, 밥은 다시마를 우려내어 짓는다.


이 밥을 만1세부터 70세까지 먹고 있다

아이들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만 이중조리를 한다.

예들 들어 돈육오징어볶음일 경우 2세부터 3세는 간장양념으로, 4세부터 7세까지는 약간 매콤하게, 그리고 이때만 어른식으로 맵게 조리한다.

남는 재료가 있을 때에만 샘들의 특식제공하는데, 대개는 남은 채소들의 무침류


푸실리로 한 파스타와 들기름메밀국수는 아이들이 엄청 좋아했다
브런치카페에서 나오는 것 같다던 프렌치토스트 그러고 꼬마김밥

오리지널러티를 살리면서,

아이들에게 맞게 메뉴를 재해석하고, 

연령별 맞춤서비스 

모두가 먹을 만한 어린이집 급식을 만들고 있다.

1세 아이부터 70세 어르신까지 먹어도 만족스러운 급식 추구 한다.

가능하다!

이것이 어린이집 급식의 나갈 방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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