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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현 Apr 03. 2023

4. 슈퍼푸드와 튀긴 신발밑창의 공통점

 정성을 느끼는 뇌부위가 있다

"으음 맛있어."

"당연하지, 신발밑창을 튀겨도 맛있다잖아." 

처음 누구의 입에서 나왔는진 모르겠지만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은 물론 가부터 튀긴 음식을 먹을 땐 빠지지 않는 말이 되었다. 바싹한 식감과 속재료의 촉촉함, 기름의 감칠맛과 따듯함, 그 뜨거움으로 묶어버린 재료의 향미. 

 당장 시간 안에 사람의 입맛을 사로잡으라는 미션이 주어진다면 나 고민하지 않고 에 보이는 재료를 튀겨 낼 것이다.

정말 맛으로만 치면 최고의 조리방법이다. 바삭하게 튀긴 뒤 단짠의 소스에 한번 더 버무리면.... 누구나 "으음" 하고 소리가 절로 나온다.

하지만 키워드를 바꿔서 맛이 아닌 건강으로 검색하면 튀김은 가장 건강을 위협하는 조리방법이며 튀긴 음식은 건강지표를 마구 흩트려 놓는 적군으로 놓이게 된다. 


점점 튀김음식에 대한 망설임이 생기게 . 그 대신 브로콜리, 양배추 등의 십자과채소와 베리류, 아몬드 호두등의 견과류, 통밀빵, 버섯류 등 소휘 말하는 슈퍼푸드를 장바구니에 담게 된다.

나뿐 아니 중년이상 슈퍼푸드에 대한 사랑은 정말이지 대단하다.

항산화, 인지기능 개선, 항염증, 혈행개선, 독소제거등  그 효과를 들으면 필요한지 않는 게 없다. 

건강에 대한 경각심 때문인지, 

그 정도를 신경 쓰고 살 만큼 여유 있다는 과시인지, 

아니면 나이가 들면 미각자체가 변하는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중년이 되는 시기를 슈퍼푸드가 맛있어지는 시점으로 잡아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매일 아이들의 입맛을 연구하고 있는 내 관찰에 의하면 아이들의 입맛과 슈퍼푸드는 정확히 대치된다. 아이러니하다.

술과 수퍼푸드로 만든 안주를 같이 먹으면 어찌될가?


영양제 얘기만 해도 한 꼭지를 내줘야 할 만큼 그 종류도 참 많다. 필수라고 하는 3종 내지 5종에 증상에 따라 몇 가지 추가하다 보면 어느덧 한 주먹이 되어 있다. 

나도 챙겨 먹고 있지만 뭐가 효과인지 늘 애매하다. 아뭇튼 내 경험 영양제는 심리적 안정과 위안을 주는 효과 확실 것 같다.


어야 할 게 참 많다. 근데 또 먹지 말라고 한.

공복을 가능한 길게 유지하라고 하고 제한된 시간에만 먹으라 한다. 

여기까지 먹는 측면에서만 얘기다.

운동 측면에서 보면 얘기는 더 복잡해진다.  3회 유산소운동을 하라 한다. 근력운동도 해야 하고, 스트레칭도 해야 하고, 요즘은 명상 추천하는 의사들도 많다.

동도 공복에 하는 게 좋다고도 하고 아니라고도 한다.

거기에 최소 7시간 이상 양질의 수면을 취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40살 이상이면 정기적인 검사도 필수라고 하니 

이 모든 걸 다 먹 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정규직으로 밥벌이를 하며 가정에서는 자신의 역할을 해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 때가 . 

그래도 다들 열심히 하고 는 듯 보인다.




영양제와 몸에 좋다는 슈퍼푸드로만 식단을 짜서 먹으면 몸의 모든 지표가 개선되고 건강해질까? 이것도 궁금했다.

<정리하는 뇌>의 저자 <석세스 에이징>노화와 건강한 식습관에 챕터에서 그런 질문을 던졌다. 

결과적으로 아니라고 한다. 슈퍼푸드나 저탄고지등의 특별한 식이요법은 식품들의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무시한 채  영양과 건강결과 한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직관적 식이요법에 대해 다루었다. 에 대한 4가지 원칙 나온다.

1. 배고플 때 먹도록 하라.
2. 배고픔이 가시면 그만 먹도록 하라.
3. 먹는 것 외에 다른 형태로 정서에 대처하는 법을 배워라.
4. 의학적인 이유가 아니면 먹는 식품유형을 제한하지 마라.

나는 이걸 읽고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다시 정리했다. 더하기가 아 빼기를 시작했다. 가장 우선순위를 정해다. 

나에게는 수면이었다. 그리고 불편하지 않은 마음상태였다. 운동은 최소한으로 하고, 그 대신 매일 하는 걸로 정했다. 가능한 내가 만든 음식만으 양은 제한하지 않고 먹었다. 영양제는 가짓수를 제한하고 추가되면 한 가지를 뺐다.




우리 뇌에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극을 내부 감각에 연결시키는 중계기지 역할을 하는 곳이 있다 한다.

뇌섬엽이라 하는데 누군가 언 손을 잡아줄 때, 확 트인 넓은 바다를 볼 때, 마음까지 녹고 가슴이 뻥 뚫리는 것처럼 느끼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곳은 감정에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듯하고, 시원하고, 정갈하게 담긴, 근사하게 차려진, 정성스레 만들어진 음식을 느끼는 곳이 어쩜 여기일지도 모른다.


블루베리와 햄프시드를 넣은 그릭 요거트는 체중에 민감한 람의 아침식사로 최고의 영양소이겠지만

추운 겨울날 아침에 먹는 따끈한 국 한 그릇처럼 출근길의 추위와 긴장감을 녹여줄 수 없다.  

사랑과 정성, 이런 것 영양학적으로 측정되지 을 것이다.

하지만 요리를 하는 나는 그것이 섬엽에 작용하여

우리 몸에 순기능을 하도록 만든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

결론적으로,

슈퍼푸드도 튀긴 신발밑창도 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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