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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피디 Feb 08. 2022

올림픽에선 어떤 음악이 나올까?

2022 베이징올림픽 경기장 플레이리스트 (2) 얼음판에 핀 꽃, 피겨

2022 베이징올림픽 초반, 세계의 눈은 피겨스케이팅에 쏠리고 있습니다. 모두가 지켜보는 곳은 Capital Naitonal Stadium. 중국에선 수도경기장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유영, 김예림, 차준환, 이시형 선수가 

이곳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줄 예정인데요. 개막식에 앞서 경기가 시작된 곳 중 하나입니다.  

(개막식 이전에 컬링-믹스더블, 아이스하키, 스키 프리스타일,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이 먼저 열렸습니다.)

1편 컬링경기장에 이어 오늘은 2편 피겨스케이팅 경기장 플레이리스트입니다. 


(2) Capital Indoor Stadium 플레이리스트   

피겨스케이팅이 펼쳐지는 Capital Indoor Stadium. 반대편이 정문이나 취재진은 뒤쪽으로만 출입 가능합니다

세계의 눈이 이곳에 쏠리고 있다고 얘기했는데요. 정확하게는 그 시선이 한 사람을 향하고 있습니다.  

바로 Kamila Valieva. '신기록제조기'라고 알려진 이 선수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소속 피겨스케이팅 선수입니다. 16살의 나이에 세계 기록 보유자고요. 점수는 무려 합계 272.71점입니다. 

부연하자면,  2018 평창올림픽에서 알리나 자기토바 선수가 당시 합계 239.57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래도 감이 잘 안오시죠?  2010년 벤쿠버올림픽 때 김연아 선수의 점수를 알려드릴게요. 합계 228.56점이었습니다.

발리예바가 연기에 다같이 박수를 쳤지만, 이젠 박수를 칠 일이 없겠네요   

단체전 쇼트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발리예바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선수는 본인이 펼칠 수 있는 최고의 기술과 연기를 선보였고, 관중은 최고의 환호를 보냈습니다.  발리예바는 이후 프리 프로그램에서도 멋진 연기를 펼쳤는데요. 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최초로 쿼드러플 점프를 시도한 선수라는 또 다른 기록을 남겼습니다. (넘어지긴 했지만요) 

다만 체감으론 쇼트에 비해 조금 아쉬웠습니다. 경기장의 분위기도 실제 그랬고요. 아마 보는 이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졌기 때문이었겠죠. 모두가 세계 신기록을 원하고 있었거든요. (너무 감탄한 나머지 서론이 길어졌네요)

-> (수정)카밀라 발리예바 선수의 도핑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더 이상 관련해서 할 이야기는 없습니다.


어쨌든 피겨스케이팅 경기장은 음악이 계속 흐르는 곳 중 하나입니다. '연습-실전-점수발표 대기'까지 이어지는 흐름이죠. 주로 연습과 점수발표 대기할 때 나오는 음악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Feel So Close - Calvin Harris 

https://youtu.be/dGghkjpNCQ8

Feel So Close - Calvin Harris (출처: vevo)

경기장에 앉자마자 들은 노래는 2012년 발매된 <18 Months>앨범의 'Feel So Close'였습니다. 나온 지 10년이 지난 노래지만 여전히 몸은 흔들립니다. 스코틀랜드 출신 DJ Calvin Harris의 노래는 마땅히 거를 타선이 없죠. 이 앨범도 마찬가지입니다. 앨범 중 더 익숙한 멜로디는 'I Need Your Love'가 아닐까 하는데요. Ellie Goulding의 목소리도 이어서 들렸습니다. 그 이후로도 'Outside', 'My way', 'This Is What You Came For' 등 Calvin Harris의 음악은 계속해서 경기장을 채웠습니다. 

우아한 피겨스케이팅 경기장에 댄스 음악이? 화면으론 들리지 않겠지만 경기 중간에는 대부분 이런 신나는 음악들이 나옵니다. 자기 점수를 기다리는 동안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발리예바도 아주 흥이 많더군요. (흥은 캐나다 선수들이 가장 많더라고요. 경기 내내 박수치고 소리 지르고 응원이 엄청났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Calvin Harris의 노래는 (여기)



2. Hello - Martin Solveig & Dragonette

https://youtu.be/kK42LZqO0wA

Hello - Martin Solveig & Dragonette (출처: 유튜브)

이번엔 프랑스 DJ입니다. Martin Solveig와 Dragonette가 함께한 'Hello'. 뮤비를 보시면 Martin Solveig가 어설프게 테니스 라켓을 잡고 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싶은 상대방 선수도 있는데요. 같은 프랑스 출신 DJ Bob Sinclar와 테니스 대결을 펼칩니다. 

Bob Sinclar는 프랑스의 국민 DJ였는데요. (지금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주제가인 'Love Generation'도 Bob Sinclar의 곡이죠. (여기). 당시 우리나라는 첫 경기에서 토고에 승리, 프랑스와는 비겼으나 스위스에 패한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뮤직비디오에 보면 또 다른 익숙한 얼굴이 등장합니다. 바로 최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여기저기 자주 등장하는 테니스 선수(노박 조코비치)인데요. 조코비치가 롤랑 가로스에 등장한 것은 조금 의욉니다. 사실 프랑스오픈에서 조코비치 성적이 다른 대회에 비해 좋지 않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출연을 한 조코비치...Martin Solveig과 특별한 관계인가 봅니다. (사실 관계를 아시는 분은 제보 좀 부탁드립니다)

* 프랑스오픈은 라파엘 나달의 전매 특허인데요. 나달도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적이 있네요. (여기)



3. Bad - David Guetta & Showtek (Feat. Vassy)

https://youtu.be/oC-GflRB0y4

Bad - David Guetta & Showtek (Feat. Vassy) (출처: 유튜브)

"빰 빰빰 빰빰빰 빰빰빰빰빰빠 빰빰빰빠빠빠 빰 빰빰빰빰빠"

어쩌면 위 문장만 보고도 노래가 떠오를 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Bad'입니다. 왜 자꾸 DJ들의 노래만 나오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그냥 신납니다. 어떤 스포츠 경기장을 가도 이 노래가 나올 때 흥이 나지 않은 기억이 없습니다. 

최근 들어선 전성기가 지났다는 얘기도 많이 나오지만, 전성기 때 노래는 안 들어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중성이 높은 DJ이기도 하죠. 듣기만 해도 설레는 'Titanium', 스우파로 다시 핫해진 'Hey Mama', 사골 우려먹냐는 소리도 듣지만 우려 먹을 사골이 있는 'Play Hard' 등. David Guetta는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까지 가장 유명한 DJ였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1967년생 게타형님, 힘내세요!


4. Higher Love - Kygo & Whitney Houston

https://youtu.be/JR49dyo-y0E

Higher Love - Kygo & Whitney Houston (출처: vevo)

이번에도 DJ입니다. 노르웨이 출신 Kygo의 곡 재해석 능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하죠. 피아노를 기반으로 하는 음악을 하기 때문에 '감성 트로피컬 하우스'하면 떠오르는 DJ인데요. Whitney Houston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귀호강을 하게 만들어주는 이 곡은 원곡(Steve Winwood)의 리메이크(Whitney Houston)를 리메이크한 버전입니다. 

Kygo가 Whitney Houston의 노래 작업을 하게 된 계기도 리믹스에 있는데요. 휴스턴 재단이 Kygo가 리믹스한 Marvin Geye의 Sexual Healing을 듣고 결정했다고 합니다. (트로피컬한 사람들의 표정이 보이는 라이브 버전은 여기)

Kygo의 음악 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은 'Happy Now'인데요. Sandro Cavazza와 함께한 이곡을 들으면 서정적인 트로피컬 프루츠 스윗한,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새하얀 얼음판이 오심과 도핑으로 얼룩졌습니다

오심으로 얼룩지기 전 새하얀 Capital Indoor Stadium. 이때까지만 해도 도핑 얘기는 없었습니다


사실 카밀라 발리예바의 아름다운 연기를 본 후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주최국의 횡포(?)로 얼룩진 쇼트트랙을 눈 앞에서 보고 분노가 가시지 않는 상태에서 글을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신나는 노래 얘기를 하는데, 신나지 않는 상황이 만들어졌네요. 어느 곳이나 '선'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인데, 언제쯤 올림픽은 같은 선 상에서 겨루게 될까요? 오심도 스포츠의 일부라는 말이 오늘따라 받아들이기 참 힘듭니다. 

(수정) 또한 도핑이 사실로 드러난 이상 더 이상 카밀라 발리예바에 관한 이야기를 쓸 일은 없겠네요. 오심이 잦아들었더니 도핑으로 끝나는 베이징올림픽이 되어버렸습니다. 


다음 편에선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가 열리는 <National Speed Skating Oval>의 플레이리스트를 가져오겠습니다. 이승훈, 정재원, 김보름, 박지우, 김민선, 김현영, 김민석, 김준호, 차민규 선수의 멋진 레이스 기대하겠습니다! 

* 오늘 최선을 다한 최민정,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 선수 기죽지마세요! 특히 박장혁 선수 빠른 회복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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