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니네 집으로 5
명주는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해결책은 결혼이었다.
그녀는 갓 스무 살이 되던 해, 같은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과 결혼했다. 어린 자신이 먼저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언니가 얼마나 화를 냈던지. 명선은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결혼이라도 잘해야지. 공돌이가 웬 말이니?”
언니 입에서 ‘공돌이’라는 말을 듣고 명주는 자문했다. ‘그럼 나는 공순이인가?’
안 그래도 사람들이 공장에서 일하는 자신들을 업신여겨 그렇게 부르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언니한테까지 그런 말을 듣고 나니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열심히 일하는 게 뭐 잘못한 일인가. 하루 종일 얼굴이 노래지도록 일하는 자신이 뭐 잘못된 건가?
명주는 언니에게 자신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어떻게든 잘 살아보려고 했다. 결혼식도 없이 그냥 시작했지만, 그래도 혼인신고도 하고 경주로 신혼여행도 다녀왔다.
하지만 결국 그렇게 되었다. 언니 앞에서 한 마디도 못하던 남편은 명주와 있을 때는 할 말 못 할 말을 가리지 않았다.
“여자가 잘난 척이야. 네 친언니일 리 없지. 남자 잡아먹을 팔자야. 저런 걸 누가 데려가냐.”
그는 남들이 뒤에서 하는 말을 명주에게 대놓고 했다.
결국 명주의 결혼은 그렇게 되었다.
그는 사소한 사고로 공장을 그만두었고, 어렵게 구한 택시 일도 성실히 해내지 못했다. 잦은 사고로 인한 뒤치다꺼리도 골칫거리였다. 결국 보험금을 노린 억지 사고가 들통나 감옥까지 왔다 갔다 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그런 그에게서 도망치려는 명주에게 폭력까지 더해졌다.
언니 말이 맞았다.
결혼이라도 잘했어야 했는데.
명주는 뼈 빠지게 고생한 끝에 남편에게서 벗어났고, 젊은 나이에 이혼녀가 되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그럴듯한 연구원이 된 언니는 이제 명주와는 딴 세상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의 작은 간극은 세월이 지날수록 더 넓고 견고해졌고, 명선과 명주는 이름만 비슷할 뿐, 전혀 닮지 않은 남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