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요즘 아이들에게서 많이 듣는 표현이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도, 선생님한테 혼나도, 무언가 깜짝 놀라거나, 숙제가 많아도. 내가 보기에는 별 것 아닌 상황에서도 그들은 ‘PTSD 온다’고 표현한다. 아마도 놀라거나, 무섭거나, 실망하거나 하는 부정적 감정을 통틀어 이렇게 표현하는 것 같다.
내가 자원봉사로 만나는 초등생들은 물론 다 큰 대학생 딸도 수시로 이 말을 하는 걸 보면 상당히 광범이하게 쓰이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원래의 의미를 찾아보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사람이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공포감을 느끼고 사건 후에도 계속적인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끼며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질환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그때그때 소통되는 언어들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요즘 아이들이 왜 자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말하는 걸까?
아이들이 내뱉은 말의 의미를 되짚으며 네이버 지식백과를 다시 본다.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아이들이 느끼는 그 어떤 부정적 감정들을 그들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걸까? 그 부정적 감정들이 마음속에 침전되어 오랫동안 기억하고 힘들어하고 있는걸까?
요즘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독서토론을 하며 그들의 용어를 배운다.
정확하게 무언가를 표현하기 힘들 때 “딱히....”라는 한 마디로 얼버무리고, 책에 대한 가장 긍정적 단어로 ‘재미있었다’ 이상은 말하기 힘들어하는 아이들. 무엇이 아이들의 언어를 빼앗아가고 있을까?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아이들의 언어와 감정이 너무 단순해지고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된다. 마음속에는 시끄럽고 치열한 감정의 다툼이 있으면서 단지 내뱉고 있지 못하는 건 아닌지, 독서를 통해 아이들의 그 말문이 트이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