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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 창업하기에 적당히 좋은 나라

무수히 많은 전제조건을 극복한다면

by 심군

2014년쯤 스타트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땐 스타트업의 ‘스’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전까지 창업에 대한 관심이 1도 없었다. 운 좋겠도 홍보 및 스타트업 미디어를 운영하면서 이 업계를 조금씩 알 수 있었다.


스타트업에 종사하지만, 창업이란 두려운 존재였다. 여러 대표님과 업계 종사자들을 인터뷰하면서 '아... 나는 창업할 감량이 아니야'라는 생각이 절대적이었다. (물론 그때 당시 획기적인 아이템도 없었고 사업 자금도 없었지만 ㅠ)


하지만, 현재 창업을 결심하고 과거를 돌아보니 (개인적인 견해 100%) 대한민국은 창업하기 적당히 좋은 나라인 것 같다. (단, 여러 전제조건을 극복한다면)


그 당시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흔히 IT 기술기반 벤처기업을 떠올리곤 했는데, 현재는 업종에 구분 없이 시장을 혁신, 개선하는 아이템이 있으면 모두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사업도 대폭 확대됐다. 'K startup'을 통해서 지원사업을 통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예비 창업자부터 초기 창업자, 재 창업자 지원사업 종류도 다양하다. 정부지원 사업을 활용한다면 초기 사업자금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업마다 모집기간이 다르지만, 대부분의 사업이 연초 2월~3월에 몰려 있기 때문에 사업운영을 고려하여 자주 사이트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만약 지방에서 거주하는 창업자라면 각 지자체별로 운영되는 경제진흥원,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하는 사업에도 지원해보는 것을 추천한다.(상대적으로 서울보다 지역의 경쟁률이 낮기 때문에 지원받을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정부지원금의 경우 국민들의 세금을 거둬 운영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지원금 사용에 대한 제약이 있을 수 있고 증빙 및 서류 작업이 까다로울 수 있다. 사업을 시작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자잘 자잘한 일들이 많아지게 되면 사업을 운영하는데 발목이 잡힐 수 있으니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대기업에서도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롯데, 한화 등 굵직한 대기업에서 엑셀러레이터를 운영하며 스타트업에 투자 및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또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협업하여 특정 분야의 공모전 및 지원사업도 정기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예비창업자 지원, 초기창업자 지원, 재창업자 지원 등등 지원할 수 있는 사업은 다양하지만, 모든 창업자가 지원 혜택을 받을 수는 없다. 지원규모는 한정되어 있으니 사업 아이템의 차별성과 실현 능력, 성장 가능성, 그리고 운 등 여러 요소들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창업가의 정신력도 중요한데, 사업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에 도전했지만 모두 광탈하게 된다면 창업가의 멘탈은 와르르 무너지고 자신이 준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회의감이 찾아올 수 있다. 반대로 지원사업에 의존하게 된다면 나중에는 사업의 본질을 잃고 지원사업만 처리하는 업체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한국 스타트업 시장은 지금도 빠르게 성장 중이지만, 부족한 부분도 많다. 단순히 과거와 비교했을 때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 자금 규모, 생태계 환경 등은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법적 규제 및 혁신성, 사람들의 인식, 노동환경 등은 앞으로 더 개선돼야 할 것도 많다. (나중에 사업이 잘 안되면 말을 바꿀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창업가 입장에서 한국시장은 창업하기 적당히 좋은 나라인 것 같다. 가끔씩 찾아오는 기회를 잘 활용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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