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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라또 한 컵] ep.1 홍성쌀

by 심군

지치고 힘들 때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대한민국 사람 절반 이상은 어머니가 해주시는 따뜻한 집밥이라고 대답하지 않을까요. 그만큼 밥(쌀)은 우리와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많은 젤라또 전문점에서 ‘쌀(riso, 리소)' 메뉴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젤라부의 인기 메뉴도 단연 '홍성쌀'이죠.


홍성쌀 @젤라부


손님들의 반응으로 추측해봤을 때 (1) 쌀로 젤라또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오는 놀라움 (2) 젤라또를 먹는데 쌀이 씹히는 식감의 재미 (3) 이탈리아에서 너무 맛있게 먹은 기억 등등의 이유로 쌀 젤라또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쌀 젤라또’의 기원은 정확히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1) 오래전 중국에서 차가운 크림에 쌀을 넣어 먹었다는 것 (2) 젤라또의 고장 이탈리아에서 아시아 관광객을 겨냥해 만들어졌다는 등등 다양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쌀(밥)'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식재료이지만 쌀에 대해 모르는 것도 많은데요.(매일 식탁에 올라오는 밥을 보며 호기심을 가져본 기억이 없죠;;) 저도 홍성에 내려와 '자연농 논농사'에 참여하며 쌀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됐습니다.(아직도 모르는 게 많습니다만;;)


모내기한 후 모습


쌀은 사용하는 용도, 품종 등으로 그 종류가 나눠지는데요.


우리가 흔히 밥을 지을 때는 맵쌀을 사용하고, 떡이나 술은 쫀득하고 찰기가 많은 찹쌀을 사용합니다.(맵쌀과 찹쌀을 섞어서 밥을 짓기도 하고 맵쌀로 술을 담그기도 합니다.)


쌀이 되기 전 벼를 도정하는 방식에 따라서도 현미, 백미로 구분하기도 하죠. 현미는 벼의 껍질(왕겨) 부분을 벗긴 것을 말하고 백미는 현미를 도정하여 쌀겨층과 씨눈을 완전히 제거한 쌀을 말합니다.(두산백과 참조) 현미가 좀 딱딱해서 밥을 지을 때 물에 오래 담가 두곤 하죠. 요즘 건강 때문에 현미를 찾는 분들도 많습니다.


논농사에 참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요.

쌀의 종류를 불문하고 바로 도정한 쌀로 지은 밥이 제일 맛있습니다.


또 하나 알게 된 사실은 쌀의 품종입니다. 모두 흰 쌀처럼 보이지만 다양한 품종이 있답니다.


골든퀸, 삼광, 대관도, 자광도, 노인도, 올벼 등등


우리가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쌀은 개량종이 많죠.(과거 보릿고개 시절 쌀 생산을 늘리기 위해 국가에서 '통일벼’를 전국적으로 보급하기도 했다.) 모르는 분이 많을 텐데, 대한민국 토종벼 품종은 수백 가지나 된다고 합니다.(저도 깜짝 놀랐죠.) 지역에 따라 용도에 따라 다양한 품종을 재배했는데요. 품종에 따라 쌀의 모양이나 색, 맛이 달라요.(알고 나면 쌀도 골라먹는 재미가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농사법에 따라서 관행농, 유기농, 자연농 등으로도 구별할 수 있겠네요. 홍성은 유기농 특구로 지정된 지역입니다. 관행농을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유기농으로 쌀을 재배하는 농부님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리농법을 하는 농가도 있어서 논에서 유유자적하는 오리 친구들도 많죠.



처음부터 ‘홍성쌀’ 젤라또가 젤라부의 시그니처 메뉴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작년 가을 팝업스토어를 준비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메뉴가 '쌀 젤라또'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쌀 젤라또’하면 이천을 떠올리던데, 지역(홍성)에서 생산된 쌀을 사용하면 지역 특색도 살리고 지역 농산물도 사용하고 차별화된 메뉴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레시피에 너무 힘을 주었는지, 처음 구상했던 모습대로 젤라또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시 준비할 시간 없이 팝업스토어에 참여하게 됐는데요. 제 걱정과는 다르게 많은 분들이 '쌀 젤라또'를 찾아주셨습니다. 심지어 몇 주 후에 다시 오셔서는 쌀 젤라또 또 안 하시냐고 물어봐 주시기도 했어요.


그때 결심했죠.

‘홍성쌀’은 젤라부 시그니쳐 메뉴!


젤라부 오픈을 준비하면서 '홍성쌀' 레시피는 힘을 많이 빼고 다시 만들었습니다. 이전보다 더 업그레이드됐죠.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유(크로바목장)를 사용하고 홍성 쌀을 넣어 톡톡 씹히는 재미를 더했죠. 꾸준히 사랑받는 메뉴랍니다.


젤라부 방명록 @젤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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