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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군 May 28. 2017

(5) 진딧물이 천연농약으로 무찌르기

토요일 아침,


도시농부로 부지런히 하루를 시작한다. 지난 일주일 동안 빽빽한 업무와 회식, 친구들과의 회식으로 조금 더 늦잠을 자고 싶지만 텃밭에 작물들이 얼마나 컸을까 기대하며 집 문을 나섰다.


텃밭에 매일 방문하지 못하지만, 안 본 사이에 토마토가 무럭무럭 자라있었다. 파종할 때만 해도 가녀린 줄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덧 손가락 마디보다 굵어져 있다. 곁가지들도 본 줄기와 비슷한 굵기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상추 또한 푸르른 잎을 뽐내고 있고, 고추는 흰 꽃이 이쁘게 피었다. 가지도 묵묵히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친구들이 잘 자라면서 부쩍 주변에 벌레들도 많아진 것 같다. 토마토 줄기에는 무심코 날라왔던 날파리들이 엉커 빠져나가지 못하고 변사체로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다행히 날파리는 해충이 아니지만, 이제 슬슬 해충을 대비할 시기가 온 듯 하다.


농사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 있다면, 바로 벌레와의 싸움일 것이다. 작고 수많은 다리를 가진 벌레와 사투를 벌이기 위해서는 담대한 용기가 필요하다. (벌레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욱이...) 벌레를 싫어하는 편은 아니잠, 덩치가 크고 다리가 많은 벌레 (대표적으로 바퀴벌레)는 1:1로 마주했을 때 조금 겁이 난다.


많은 사람들이 벌레를 싫어하고 무서워하지만, 작물들에게는 필요한 존재이다. 자연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일원이자, 작물이 자라나고 열매를 맺는데도 도움을 준다. 농사를 지으면서도 벌레와 친숙해져야 한다. 특히 작물에 도움을 주는 벌레와 해를 주는 벌레가 있기 때문에 이들을 구분할 수 있다면 더 좋겠다.


지렁이는 농사에 있어서 가장 이로운 벌레이다. 익히 알고 있듯이 지렁이 똥(분변토)에는 다양한 유기물이 함유되어 있어서 작물이 자라는데 도움을 주고, 토지를 돌아다니며 작물이 숨쉴 수 있는 숨구멍을 내준다. 반면 배추흰나비와 진딧물은 대표청은 해충이다. 이들은 잎에 붙어 영양분을 빨아먹는다. 좁쌀만한 진딧물을 일일히 손으로 잡는다고 생각하니 눈 앞이 막막하다. 진딧물로 고생하고 있다면 그들의 천적인 무당벌레를 투입하면 된다. 무당벌레 유충과 무당벌레는 진딧물을 잡어먹고 살기 때문에 진딧물의 습격으로부터 작물을 구할 수 있다. (단, 무당벌레 등에 점이 약 29개 있는 28점박이 무당벌레는 진딧물과 같이 잎을 갉아먹는 해충이므로 주의하도록 하자.)


작물의 병충해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국가농작물 병해충 관리 시스템'을 이용해보자.


여러 해충 중에서도 진딧물은 도시농부에게 천적이다. 건조한 곳이라면 무조건 나타나고 빠른 번식력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집 베란다에 심어놓은 고추 잎에서도 진딧물이 빠르게 번식하고 있어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다행히 이번주 도시농부학교에서 집에서도 쉽게 진딧물을 예방하고 처리하는 '천연농약' 제조방법을 배웠다. 기존 농약은 화약약품으로 만들어지고, 작물에 잔존하기 때문에 사람에게 해로운 편이다. 반면 천연농약은 사람이 먹어도 해롭지 않은 식품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안심하고 수확물을 먹을 수 있다.


천연농약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가정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난황유' 만드는 법을 배웠다.


문래동 도시텃밭에서 '달걀로 농사짓기' 수업을 들었습니다.

모든 가정에서 필수적으로 구비해두는 것이 있으니, 바로 '달걀'이다. 달걀은 천연농약 뿐만 아니라, 천연비료를 만드는 아주 유용한 식품이다. 달걀 노른자를 이용해서 '난황유'를 만들 수 있고, 먹고 남은 껍질로는 천연비료인 '난각칼슘'을 만들 수 있다.


난황유 만드는 법

- 준비물: 계란 노른자 1개, 식용유 50ml (또는 100ml), 물 100ml


1. 계란 노른자 1개와 식용유 50ml를 섞어줍니다. 

(진딧물 예방용은 식용유 50ml, 진딧물 제거용은 식용유 100ml)

2. 물 100ml와 계란 노른자 + 식용유를 섞어줍니다. > 난황유 완성

3. 만들어진 난황유는 물 20L에 희석한 후 분무기에 담아 작물의 잎에 골고루 뿌려줍니다.


(*주의사항: 난황유를 만들 때 올리브유는 되도록 사용하지 말라고 하네요. 이유는 기억이 잘;;; 만든 난황유는 발효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상온에 두면 상할 수 있으니 냉자고에 보관하시거나 빠른 시일내에 사용해주세요.)


난황유가 진딧물에 특효약인 이유는 난황유의 기름 성분이 잎을 코팅해주기 때문이다. 진딧물은 피부로 숨을 쉬는 데, 난황유의 기름 성분이 진딧물의 피부를 막아 숨을 못쉬게 하여 죽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난황유를 잎에 뿌려 준 후 이틀 뒤에는 잎에 물을 주어 난황유가 씻겨내려가게 하는 것이 좋다. 위에 설명했듯이 난황유의 기름 성분이 잎을 코팅해주는 데, 코팅이 지속되면 작물도 숨을 쉬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난황유 TIP

집에서 계란으로 난황유 만드는 것이 귀찮다면, 1.5~2L 생수병에 마요네즈 2~3 숟가락을 넣고 섞어서 사용해도 됩니다. 참 쉽죠.


도시농부학교에서 만든 난황유 1.5L를 들고 당당하게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께 난황유를 설명드렸는데, 매우 좋아하셨다. 집에 심은 고추모종 5개가 흠뻑 젖을 정도로 골고루 뿌려줬는데, 작은 분무기 1/3정도를 사용했다. 


난황유가 진딧물이를 무찔러 주고, 어머니의 걱정을 덜어 주기를...


달걀껍질로 비료 만드는 방법은 다음주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도시텃밭 생활하기 TIP


지난주 도시농부학교 수업이 없었지만, 텃밭으로 향했습니다. 작물들이 잘자라고 있는지 확인하고 밭도 갈아주고 멀칭도 추가해줬죠. 그리고 호미에 예쁘게 색칠을 해줬습니다.


호미 손잡이는 나무로 만들어져서 토양색깔과 매우 비슷합니다. 흙을 몇번 갈아주고 땅에 두면 이게 호미 손잡이인지, 흙인지 구분하기가 힘들죠. 잘못하면 지나가다 호미를 밟고 다칠 수도 있죠.


위험을 방지하고, 나만의 호미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호미 손잡이에 색을 입혔습니다. (흙색, 풀색과 대비되는 아크릴 물감으로 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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