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자존감 떨어졌을 때의 내 결정, 대체 왜 그랬을까
돌이켜보면 그날의 결정은 나도 이상했습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었는데,
그 순간에는 꼭 그래야만 할 것 같았죠.
평소의 나였다면 하지 않았을 말,
하지 않았을 행동이었는데,
그날따라 충동처럼 움직였습니다.
그 후로 마음은 복잡해집니다.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그게 진짜 내 뜻이었을까?"
이성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행동이 감정의 후폭풍을 남기고,
스스로를 낯설게 느낍니다.
마치 순간적으로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것처럼,
나조차 나를 이해하기 어려운 시간이 찾아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경험을
자존감 저하 상태에서의
보상적 충동(compensatory impulsivity)으로 설명합니다.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
인간은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는 감각을 회복하기 위해
즉각적인 만족이나 자극을 찾습니다.
이때 뇌의 보상회로(reward system)가 활성화되면서
'지금 이 행동을 하면 기분이 나아질 거야'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문제는 그 만족이 순간적이라는 점입니다.
자존감이 낮아진 상태에서는 장기적 결과보다
'지금의 불편함을 없애는 것'이 우선이 되기 때문에,
충동적 선택이 쉽게 일어납니다.
그 후 마음이 진정되면,
이성의 회로가 다시 작동하면서 후회가 찾아오지요.
즉, 잘못된 결정을 내린 게 아니라,
감정이 판단을 대신한 순간이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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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왜 그랬을까'를 집요하게 묻는 것이 아니라,
그때의 나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 선택이 단지 실수가 아니라,
'그만큼 힘들었다'는 신호였음을 인정해 주세요.
"그때의 나는 외로웠구나"
"무시당했다고 느꼈구나"
"그래서 인정받고 싶었구나."
이렇게 감정의 근원을 찾아주는 것만으로도
후회는 서서히 이해로 바뀝니다.
자존감이 낮을 때의 선택은 나쁜 선택이 아니라,
나를 지키려는 불완전한 시도였을 뿐입니다.
자존감이 회복되기 시작하면,
충동적 결정의 빈도도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이를 위해서는 결과보다
나의 감정 상태를 먼저 인식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무언가를 결정하기 전,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지금 나는 어떤 감정에서 이 행동을 하려는 걸까?"
행동보다 감정을 먼저 인식할 때,
우리는 후회를 예방하고 선택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완벽할 수 없고,
때로는 감정에 휩쓸려 어긋난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경험조차 내가 나를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드는 배움의 과정입니다.
오늘의 후회는, 내가 감정에 끌려가는 대신
내면의 균형을 찾아가는 길 위의 배움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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