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에서 즐기는 작은 휴식
청소를 하거나 밥을 줄 때, 혹은 잠시 핸들링을 하고 싶을 때면
마뱀이는 "지금이 기회다" 하고 사육장 밖으로 나와 모험을 시작한다.
그 순간, 나의 몸은 곧 놀이터가 된다.
내 손바닥에서 출발한 작은 발자국은 팔을 타고 오르고,
순식간에 어깨를 지나 머리 위에 도착한다.
너무도 빠르고,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들뜬 속도다.
'금방 들어가야 하는데 왜 그리 신났니...'
나는 속으로 타이르지만,
마뱀이는 그 말이 들리지 않는다는 듯
야호! 하고 외치는 기세로 꼭대기를 점령한다.
머리 위에 올라서면, 마치 세상을 정복한 왕처럼 당당하다.
그 작은 몸이 방 안을 내려다보는 순간,
나는 웃음이 나면서도 묘한 경외심을 느낀다.
머리 위에서 쉬고 있는 마뱀이는 거울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거울 속 모습은 여유롭고 평화롭다.
내 두피에 닿은 작은 발바닥의 압력으로
그가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주변을 천천히 살펴보는 눈빛은
어쩐지 나보다 훨씬 더 고요하고 평온해 보인다.
그러나 집사 마음 한 구석은 다르다.
‘설마 여기서 응가를 하는 건 아니겠지…?’
두근거림과 걱정이 동시에 밀려오지만,
결국은 웃음으로 마무리된다.
마뱀이에게는 그저 한순간의 놀이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특별한 경험이다.
머리 위의 작은 생명은
두근거림과 웃음을 동시에 안겨주는 존재.
오늘도 나만의 비밀스러운 파트너는
머리 위에서 세상을 내려다보고,
나는 그 아래에서 묵묵히 그 순간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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