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순간의 날갯짓
마뱀이는 가끔, 아주 예고 없이 뛰어오른다.
내 어깨 위에서 천천히 움직이던 녀석이
갑자기 긴장감도 없이 점프를 해버릴 때면
나는 늘 깜짝 놀란다.
'거긴 점프하는 곳이 아니라고! 위험해!'
속으로 외쳐보지만,
마뱀이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 작은 다리에 실린 에너지는
내 예상을 단숨에 뛰어넘는다.
나는 그 순간을 '펄쩍의 순간'이라 부른다.
마치 이유도 목적도 없는 듯,
그저...잠깐의 준비 자세를 거쳐
뛰고 싶어서 뛰어버리는 본능.
집사 입장에선 손에 땀이 쥐어지고,
떨어질까 봐 두근거림이 먼저 밀려온다.
하지만 점프한 후의 마뱀이는 태연하다.
벽에 착 달라붙어 눈을 굴리며 주변을 살피고,
다시 고개를 돌려 나를 본다.
"왜 그렇게 놀라는 거야? 난 괜찮은데."
표정이 읽히는 듯하다.
그리고 다시 어디론가 우다다 뛰어가곤한다.
생각해보면, 이 점프는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다.
작은 몸으로 더 넓은 세상을 확인하고 싶은 욕구,
자기 방식대로 공간을 탐험하려는 용기다.
그렇다 해도 집사 마음은 늘 복잡하다.
혹시 세게 떨어지지는 않을까
혹시 다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
하지만 동시에,
그 순간의 힘찬 날갯짓은
나에게도 낯선 해방감을 준다.
마뱀이의 펄쩍 증후군은 나를 두렵게도 하지만,
결국엔 웃음을 안겨준다.
예측 불가능한 뜀 속에 담긴 생명력.
그건 아마, 작은 도마뱀이 내게 알려주는
‘한순간의 용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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