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 잘 다녀와

퇴근을 재촉하는 특별한 인사

by 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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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아침에도, 나의 하루는 언제나 똑같이 시작된다.

도마뱀 집사로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오늘은 어디에서 자고 있을까?" 하고

마뱀이를 찾아보는 것이다.


얘는 도대체 왜 이런 포즈로 자는 걸까 싶은 순간이 많다.

바닥재인 키친타올 위에 거꾸로 드러누워 자질 않나,

경사진 이파리 위에 발을 단단히 붙이고

한쪽 다리를 쭉 뻗은 채로 잠들어 있기도 하다.

습식 은신처에 얼굴만 쏙 내밀고 있는,

그야말로 평범한 날도 있다.


하지만 가끔은 보이는 곳에 앉아,

그 큰 눈으로 나를 응시한다.

아침이라 밝은 빛에 슬릿처럼 가늘어진 눈동자,

살짝 내려앉은 눈썹 덕에 졸린 듯 보이지만

그 고개와 시선은 분명히 나를 향하고 있다.


'집사, 어디 가?'

그러면서도 '이제 내 시간을 갖게 해줘'

그런 말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배웅이라도 하듯 한두 걸음 걸어나오는 모습.

그 짧은 순간, 집사는 그저

'아유, 귀여워…'밖에 할 수가 없다.

정신없는 아침을 멈추게 만드는 눈빛이다.


서둘러야 하는 출근길에도,

나는 늘 같은 루틴을 지킨다.

작은 얼음 생수병을 넣어주고,

온열 매트를 다시 깔아준다.

우리가 없는 동안에도

마뱀이가 원하는 온도와 습도를 맞춰주고 싶은 마음.

그게 나의 아침 인사이자, 하루를 여는 의식이다.


'잘 있어, 이따 퇴근하고 보자, 우리 마뱀이.'

그렇게 속으로 말하며 문을 나선다.

분주한 하루의 시작,

그러나 그 앞에는 언제나

작은 도마뱀이 건네는 특별한 인사가 있다.

그리고 그 인사는 퇴근을 재촉하는 가장 따뜻한 약속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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