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숲 같은 집, 집사의 작은 행복
도마뱀을 데려오고 나서
내 안에 새로운 감정이 자라났다.
그건 단순한 소유욕 같기도 하고,
무언가를 더 잘해주고 싶은 책임감 같기도 했다.
'넌 어떤 집에서 하루를 보내고 싶니?'
'어떤 구조물 위에서 노는 게 제일 즐거울까?'
'탈피보드는 어떤 질감이 가장 편할까?'
'소재는 말랑말랑하고 안전한 실리콘? 견고한 플라스틱?'
나는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을 혼자 던지며
제품 후기를 하나 하나 정독한다.
마치 마뱀이 마음을 대신 들어주는
조용한 통역사가 된 것처럼.
마뱀이의 복지를 위해 준비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나 스스로의 만족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숨겨둔 백업 장비, 새로 들여놓은 구조물,
숲의 분위기를 닮은 인조 이파리들까지.
이 작은 세상은 결국 마뱀이와 집사들 모두를 위한 무대가 된다.
그러다 네가 새로운 구조물 위를 열심히 뛰어다니거나,
햇살 가득한 자리에서 가만히 멍하니 있는 모습을 보면
나는 괜스레 뿌듯해진다.
'아, 이 선택이 틀리지 않았구나.'
마치 칭찬이라도 들은 듯, 마음이 가벼워진다.
게다가 마뱀이가 안정적으로 머무를 때면
그 순간은 도마뱀 모델 사진으로 남는다.
내 카메라 앨범 속에는 작은 숲의 주인공처럼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한 모습이 가득하다.
결국 이 모든 건
반려도마뱀과 집사, 둘의 만족감을 위한 과정이다.
좋다면, 부디 열심히 이용해주길.
그게 집사로서 바라는
가장 소박하고도 은밀한 행복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