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과 우다다 사이, 작은 몸짓으로 나누는 대화
가끔 마뱀이는 나를 얼음땡 놀이 속 주인공처럼 만든다.
내 옷 위에 턱까지 바짝 붙이고,
"여긴 내 자리야, 안 갈 거야" 하는 듯
납작하게 몸을 낮춘 채 꼼짝도 하지 않는다.
마치 누군가가 "얼음!" 하고 외친 순간처럼,
시간이 멈춘 듯 그대로 굳어버린다.
그 모습에 나는 혼란스러워진다.
"정말 내가 그렇게 좋은 걸까?
아니면 무서워서 동결 반응을 보이는 걸까?"
사랑스러움과 미안함이 동시에 스친다.
그러다 궁디를 살짝 건드리거나 머리를 쓰다듬으면
갑자기 "땡!" 이라도 울린 듯,
순식간에 우다다 모드가 시작된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도
결국 다시 어딘가 자리를 잡으면 또 납작—
다시 얼음 상태로 돌아간다.
짧은 순간에도 마뱀이와 나는
얼음과 땡을 반복하며 눈치를 살핀다.
그 작은 몸짓 속에는
애정과 경계, 편안함과 긴장이 묘하게 섞여 있다.
나는 아직 그 마음의 정체를 다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확실한 건 하나.
이 얼음땡 같은 순간들이 쌓이며
집사와 도마뱀 사이
말 없는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얼음땡 같은 순간들은 짧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가 담겨 있다.
납작해졌다가, 다시 우다다 뛰어다니고,
그러다 또 멈추는 이 작은 리듬이
마뱀이와 나의 하루를 채운다.
함께 만들어가는 특별한 놀이는 계속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