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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희정 Jun 25. 2021

나를 힘들게 하는 인연을 놓는 일

가슴은 아프지만 결국 내가 사는 길이다.

사람을 겪으면 겪을수록 느끼는 거지만,

사람은 결국 자기 생긴 대로 삶을 산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부정적인 사람은 정말 한없이 부정적이고, 모든 일의 문제를 다른 사람과 세상 탓이라 여기는 이는 매사에 그렇다. 그런 이들은 곁에서 누군가가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해주고 마음을 써줘도 결코 귀담아듣는 일이 없다.


항상 남과 자신을 비교하며, 가지지 못한 것을 부러워하는 이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절대 보지 않는다. 남이 가진 것과 이룬 것, 그것을 위해 해왔을 피나는 노력과 고생을 생각하지도 않는다. 혹여 생각하더라도 그들로부터 배워 자신의 삶에 적용해볼 노력은 하지 않는다. 그건 그들이라 가능한 것이라 여기며, 도전과 실천은 고려조차 하지 않는다.


세상과 사람에 대한 피해의식으로 항상 스스로를 모서리로 내몰고 날이 잔뜩 서 있다. 딴에는 논리라지만 편협한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면서 분개하고 주변인들이 그 뜻에 동조해주기를 바란다.


악의는 없지만 남의 상황을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해맑은 얼굴로 함부로 던지는 말들로 인해 상대를 불편하게 하고 상처 주기 일쑤다. 그래놓곤 남의 말 한마디에는 감정 상해하며 파르르 핏대를 세우고 적을 만든다. 상대방이 왜 그렇게까지 했을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이 모든 면을 다 가진 사람으로 인해 나는 지난 며칠 간 마음이 아주 힘들었다. 가장 나를 힘들게 한 것은 그 사람의 부정적인 면이었다.


매번 얼굴을 마주하자마자 '힘들다, 지친다, 피곤하다, 짜증 난다, 안 좋은 일이 있었다.'라며 자신에게 있었던 부정적인 상황들을 늘어놓는다. '남이 나를 괴롭힌다, 누군가가 날 떠났다, 상처를 받았다.'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욕을 늘어놓기도 한다. 많이 가진 이들을 이야기할 때는 자격지심과 상대적 박탈감을 드러낸다.


인연의 끈이 길기도 하고 누군가의 부탁도 있었던 터라, 참고 참으며 1년을 좋은 소리로 이야기했다. - 물론 예상한 대로 그 사람은 투정만 부리지, 결코 변함이 없다. - 악의가 없다는 걸 알기에 상처주는 말에 밤잠을 설쳐도 그냥 넘어가는 일이 많았다. 그냥 참았다.


애정결핍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기처럼 징징거리고 질문하며, 시도 때도 없이 행동 지시어(또는 명령어)를 요구한다. 그럴 때마다 속으로 심호흡을 한 번씩 하고 대답을 해줬다. 성인이라면 굳이 묻지 않을 것들을 아무 생각 없이 수시로 묻고 대답을 요구하기에 결국 참을성이 바닥을 드러냈다. 그러다가 어젠 정말 폭발하고야 말았다.


대체 나에게 뭘 기대하는 거지?

곁에서 항상 돌보고 안아주길 바라나?

계속 한없이 참아주기만을 바라나?

아니면 평생 좋은 소리로 카운슬링을 해주기를 바라나?

부정적인 말들로 귀가 따가워도 약이라도 발라가며 들어주길 바라나?

나를 베이는 말을 해도 바보처럼 듣고만 있어 주길 바라나?

정말로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인생을 돌봐줄 거라고 기대를 하는 건가?


말 그대로 뚜껑이 열렸다.


자신에게 닥친 상황과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피해의식에 젖어서 자신과 남을 비교하고, 자기 안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상대방이 왜 그럴까에 대해서는 당연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평소라면 절대 곁을 내주지 않았을 사람을 소중한 인연에 대한 책임감으로 이어오다 결국은 내 마음이 피폐해졌다. 나를 위해서 결국 끈을 놓기로 결정했다.


근데 웃긴 건 그 사람은 그 끈을 자신이 놓았다고 생각하고 있고, 내가 자신에게 싫은 소리를 했다는 이유로 그동안의 시간과 과정, 마음을 무시한 채 또 자신만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놓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내가 너무 유치하지만 속은 시원하다.

하리보나 먹으면서 마음정화나 해야지.





#인연 #나를힘들게하는인연 #내려놓자 #좋은사람만만나고살기도모자란시간 #검은아우라는 #싫어요 #긍정적인사람이좋아요 #밝고긍정적으로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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