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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희정 Jun 04. 2021

깊은 밤, 그냥 하는 고백

서실 전 열심히 살지 않았습니다.

달력은 왜땜에 아직도 4월인가



내 주변에는 정말 말도 안되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참 많다. 나도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 자부하는 인생이었는데, 그런 분들 앞에서는 감히 명함조차 내밀 수가 없다.

딴에 열심히 살았다는 건 정말 그저 자기 합리화에 불과했다.

코피 터져라 공부를 열심히 해본 적도 없고, 예술이 하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으면서도 죽어라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써본적도 없다. 내가 전업작가가 되지 않았던 건 서예계의 병폐와 비리 및 비인성적인 사람들로 인해 그 속에 있는 게 싫었기 때문이라 목소리를 높였었지만, 사실 그런 이유와 상관없이 내 상황이 작업만을 할 수는 없었기에 다른 대안을 찾아서 도망을 친 것뿐이었다.

직장생활을 할 때 힘들었던 이유는 능력없는 국장과 상사, 낙하산으로 자리하고 있는 동료가 일을 못하기 때문이라며 남탓만을 하기 일쑤였다. 내 사업을 하면서는 수시로 내게 주어진 일들이 감당하기 버겁고 힘들다는 이유로 언제나 조금씩, 그러니까 딱 한 발짝 정도씩 물러나서 남의 일인 것 마냥 뒷짐을 짓고 있는 게 일상이기도 했다.

모든 게 내 선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마음속에는 하기 싫다는 마음이 자리하고 있었고, 언제나 주어진 일이라 어쩔 수 없이 책임을 져야하기때문에 하는 거라는 이유를 전면에 내세우곤 했다. 그리고 입버릇처럼 그런 말들을 자주 내뱉기도 했다.

내가 가난한 이유는 예술을 전공했고 문화예술분야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사실 지난 시절의 나는 돈을 버는 것에 열심히였던 적이 결코 단 한 번도 없었다. 돈에 딱히 큰 욕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에 그냥 목숨에 풀칠할 정도의 돈이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결국 그렇게 난 이런저런 이유들을 핑계삼아서 그냥 대충 산 인생에 불과하다.

누군가는 정말 치열하게 공부를 했고, 또 누군가는 정말 죽어라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썼다. 어느 이는 회사일을 자기 일처럼 최선을 다해 임했으며, 목숨 걸고 자기 사업을 이어가는 이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았다. 또 어떤 이는 예술을 해도 돈을 잘 버는 경우가 있었고, 돈이 목적이든 아니든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자기 선에서 자기 딴에 최선을 다해 돈을 버는 이들이 많았다.

그렇게 진심을 다해 열심히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보며 스스로에게 되물어보니, 그간 정말 백프로 최선을 다해 살았던 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건 자기 비하나 자기연민의 감정이 결코 아니다. 정말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묻고 투명하게 대답한 결과를 적어내려간 것뿐이다.

즉, 지금 내게 주어진 일들에 대해 어렵고 버겁고 부담스럽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킨 진짜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이런 내가 스스로 부끄럽다거나 수치스럽게 느껴지지도 않고, 지나간 인생에 대해 후회를 하지도 않는다.

완벽할 수 없는 불안전한 존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스스로의 삶을 이렇게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자각할 수 있을 정도로 자기성찰을 할 수 있는 삶이라는 것에 만족한다. 그리고 언제나 나를 자극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하고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는 것에 무척 감사하다.

그런 이들의 삶을 등불 삼아서 언젠가는 나도 스스로에게 그리고 누군가에게 당당할 수 있는 삶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그냥두서없이쓰다보니길어진글
#지금의생각과감정을잊지않기위한기록
#위스키한잔에이성을잃어버린나
#그저손가락이가는대로끄적여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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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투명한삶 #나아껴주기
#고백 #자기객관화 #일기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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