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ature Sep 17. 2019

잠시라도 벗어나야겠어요

점심에 스타벅스 좀 다녀오겠습니다.

 내가 다니는 회사의 위치는 애매 하다. 도심이긴 하나 교통은 불편하고, 회사 근처에는 편의점 달랑 하나 있다. 그것도 10분은 걸어가야 하는 거리다. 주소지만 본다면 강남 3구에 속해 있지만, 체감은 읍내다.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직원들은 사옥 내에 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일도 회사에서 밥도 회사에서 쉬는 것도 회사에서..


 점심은 먹지 않아요

난 점심을 먹지 않는다. 맛있다고 평가받고 심지어 무료로 제공되는 사내식당을 이용하지 않는다. 이유는 점심시간을 활용하고 싶어서 이다. 책을 읽기도 하고, 글을 쓰기도 하고, 운동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회사 안에서는 읽는 책은 매뉴얼 같고, 글을 쓰면 보고서 같았다. 운동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일 같았고 아이디어어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회사를 벗어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문제는 시간과 장소였다. 밖으로 나가면 무조건 15분 이상은 손해를 본다. 그럼에도 회사 탈출을 감행한다. 점심시간에 혼자 가도 이상하지 않는 곳, 단연 ‘스타벅스’ 이다. 회사에서 가장 가까운 동선의 스타벅스는 차로 왕복 10분 거리에 있다. 다행히 그 스타벅스는 주차장이 있는 드라이브 스루지만 12시를 넘기면 곧 만석이 된다.  그렇게 스타벅스에 자리를 잡고 주문한 음료를 한 모금 마시고 아이패드의 와이파이를 잡으면  12시 15분쯤 된다. 남은 시간은 돌아가야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대략 30분. 하루를 초단위로 쪼개 쓰는 시간이다. 빠르게 글쓰기 앱을 열어 쓰던 글을 마무리한다. 혹은 브런치 앱으로 글을 쓴다.


짧아서 더 소중해요

 혹자는 아니 나 스스로 생각해도 없는 시간을 쪼개서 겨우 30분 글을 쓰자고 그러는 거냐고 반문한다. 휴식은 시간도 중요하지만 나에겐 장소가 더 중요하다. 우리가 집에서 누워 있으면 될 것을 비싼 돈을 주고 해외여행 티켓을 끊고 80cm 안팎의 비행기 좌석에 앉아 10시간을 이동해서 걷고 또 걷는 여행을 한다. 그러나 즐겁다. 물리적인 휴식이 중요한 게 아니다. 나는 짧지만 매일 여행을 한다. 잠시 현재 머물고 있는 공간을 벗어나야 새로운 생각과 휴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몸을 새로운 곳으로 넣으면 생각도 같이 변한다. 장소를 바꾸면 생각도 바뀐다.  잠시 지겨운 회사를 벗어나는 것이 나의 회사생활을 잘하기 위한 노력이다. 무엇이든 잠시 떨어져서 보면 아무 일도 아닌데 주변 사람들을 보면 생각과 장소에 너무 매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매몰되지 않기 위해,

그렇게 나는 하루 한 시간 짧은 여행을 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