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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씨 Mar 12. 2024

브랜딩 광고는 어떻게 성과를 측정할까?

마케터로 일하며 겪는 어려움

퍼포먼스향 광고. 즉, 전환 목적의 광고는 비교적 성과를 파악하기 용이하다. CPA, CPC, CPM, CAC 등 성과를 정량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브랜딩 광고는 같은 기준으로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다. 퍼포먼스 광고는 '전환', '노출', '조회' 등 정확한 목표 설정이 가능한 반면, 브랜딩 광고는 사람들 인식 속에 포지셔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포지셔닝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그리고 포지셔닝을 위해 지불하는 비용이 합리적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더 이상 죄책감을 느끼고 싶지 않아요

지인 마케터(이하 Y)와 대화를 나누다 기억에 남는 문장이다. 불법적인 일을 하는건 아니고, 일을 하면서 느껴지는 죄책감에 대한 말이다. 문득 내가 캠페인을 운영하면서 느꼈던 감정이 죄책감이 아닐까 생각했다. 오프라인 매출이 90%가 넘는 회사에서 퍼포먼스마케팅은 사실상 '디지털브랜딩'에 가까웠다. 제작된 브랜딩 영상이나 함께 제작된 키비주얼을 활용한 소재를 주요 매체에 노출시키는 역할을 했다.


광고를 집행하고 나면, 당연히 광고의 효율을 확인해야 한다. 이번 캠페인은 잘 운영이 됐는지, 운영이 안 됐다면 어떤 이유 때문이고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등 다음 단계로 나아갈 기준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의 회사는 그렇지 않았다. 사실상 광고의 '효율'보다는 '무드'를 유지하는게 더 중요했다. 흔히 말하는 CTR이나 CPM, CPA와 같은 효율을 개선하는 것보다는 노출되는 소재가 TV 광고와 얼마나 결이 같은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다보니 광고를 집행해도 이를 평가할 기준이 불명확해졌다. 전체적인 '톤앤매너'를 유지하는 것이 광고의 목적이라면, 집행한 광고를 모두 아카이빙해서 브랜딩 영상과 결이 맞는지 비교하는 것으로 평가해야 할텐데.. 이런 기준으로는 브랜딩 영상을 그대로 광고 소재로 활용하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소진되는 광고비를 볼 때 마다 불편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게 '죄책감'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내 돈은 아니지만..)



브랜딩 광고는 어떻게 성과를 측정할까?

계속 죄책감을 느끼면서 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영상 광고 잘 돌아가고 있으니 됐어~'라는 식의 생각은 같은 상황을 반복할 뿐이다. 측정하지 않으면 개선이 없으니 해결책이 필요했다. 먼저 브랜딩의 목표 설정이 우선이었다. 브랜딩이 주 목적인 경우 고객의 '인지'를 높이는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지도 상승'을 목표로 삼는다면, 측정가능한 지표로 만들어야 한다. 


보통은 쉽게 볼 수 있는 조회수나 CPV(Cost Per View)를 지표로 삼기도 하는데, 올바른 지표가 아닐 수 있다. 높은 조회수가 곧 높은 인지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무작위로 브랜드 관련 질문을 던지는 서베이가 있다.


구글에서 마침 브랜드 리프트 서베이(Brand Lift Survey, 이하 BLS)라는 툴이 있어 활용하기로 했다. (광고비를 일정 금액 이상 집행해야 하지만, 브랜딩 캠페인을 하는 기업에서 고민할 정도는 아니다.) 질문 항목은 퍼널 관점에서 설계되어 있어 '광고 상기도', '브랜드 인지도', '구매 고려도', '브랜드 선호도' 그리고 '구매 의도'까지 총 5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아주 간단하게 생각하면, 우리 브랜드의 타겟이 되는 모수 중 광고 영상을 본 [실험군]과 광고 영상을 보지 못한 [대조군]에게 브랜드 인지도 질문을 해서 광고의 효율을 측정할 수 있다.



성과 측정의 다음 단계는 개선

성과 지표를 설정하고 측정까지 했다면 다음 단계는 개선이다. 앞서 말했던 구글의 BLS를 이용하면 효과적으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영상에 따른 인지도 상승 측정 (영상 A/B테스트)
세그먼트에 따른 인지도 상승 측정 (세그먼트 A/B테스트)


각자 상황에 맞게 위와 같은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이 측정 방식이 브랜드 인지도를 모두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종 목표인 '매출'에 도달하기 위한 보조 지표의 역할은 충분히 한다고 생각한다. 이 방식을 활용하여 광고의 성과 뿐만 아니라, 이후 브랜딩 단계나 영상 제작 단계에도 의견을 줄 수 있었다.






브랜딩 자체가 정량적이기보단 정성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많은 마케터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 같다. 유튜브에는 생각보다 정말 많은 광고가 노출되고 있다. 그 광고를 집행하는 마케터들은 어떤 방식으로 성과를 측정하고 개선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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