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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 Jul 09. 2022

하루 기록 (6)

2022년 07월 09일의 기록

"오늘의 소중함"


오늘 (명사)
1. 지금 지나가고 있는 이날.
2. 지금의 시대

시간적인 관념을 따지고 보았을 때, 우리는 시간을 과거-현재-미래의 삼분법으로 나눈다. 지나간 일들은 과거, 앞으로 다가올 일들은 미래.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현재로 두어 구분한다. 어떤 사람들은 지나간 과거에 미련이 많아 과거를 붙잡고 싶어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걱정 혹은 기대하며 대비를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 또 다르게 지금 이 순간에 소중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과거, 현재, 미래 중에서 무엇이 더 중요하냐에 옳고 그름은 없다. 다만 개인의 생각의 차이일 뿐이다.


시간은 똑같이 소중하고 귀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어 본다면. 그중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묻는다면, 나는 아마 현재가 제일 중요하다고 이야기할 것 같다. 소중한 추억도, 앞으로 다가오게 될 시간도 분명 중요하지만 따지고 보면 과거와 미래는 구체화되지 못한 관념적인 시간이다. 관념이 아닌 실재하는 시간은 오로지 현재. 지금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지금'이라는 순간을 제일 잘 담아낼 수 있는 말은 오늘이라는 날이다. 오늘은 그래서 늘 소중한 날이다.


전 세계의 인구가 80억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있는 중이라 한다. 오늘은 나의 오늘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79억 명이 넘는 수많은 사람들의 오늘이기도 하다. 그 말은 곧 약 80억이 넘는 종류의 오늘이 있다는 소리도 된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살고 있는 만큼, 다양한 하루들이 있을 테니. 누군가에게 오늘은 기분 좋은 날이었을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는 슬픈 날, 이유 없이 화가 나는 날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묻고 싶다. 세상에 있는 수많은 오늘 중에서도, 당신의 오늘은 어땠는지.


사실 대답하기 쉬운 질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오늘'이라는 시간을 계속해서 생각해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대부분 오늘에 대해서 생각해볼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분명 숨 가쁘게 달려가다 보니 어쩌다 하루의 끝에 서서 다음 날을 맞이할 자리에 서게 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하루란 원래 그런 것이다. 늘 비슷한 풍경이 계속 반복되는 쳇바퀴와도 비슷한 모습이다. 하지만 분명 그 쳇바퀴같은 삶 속에서도 다른 자극을 가져다주는 그런 순간들이 있다.




"나의 하루는 어땠을까?"


80억의 오늘 중에서도 나의 오늘. 나의 오늘은 어떤 하루였을까. 분명   없는, 평범한 나날이지만 그렇다고 소중한 하루가 아닌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평범하고 무난하다는 것은 간과되기 쉽다. 기억에 남을만한  일이 없어서일 수도 있고, 단순히 진짜로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채로 지나간 하루여서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히려 아무런 일이 없는 그런 하루하루들이 모여 소소한 일상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런 평범하고 특별한 일이 없는 날일수록, 사소한 행복함이 더 감사하게 다가온다고 생각한다.


내가 군생활을 하고 있는 이곳 피주는 다음주도 지난주처럼 계속 비가 예보되어 있다. 다른 지역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쪽은 우선 그렇게 예보가 되어있다. 평균적으로 6월말 즈음부터 시작해서 7월 중순이면 끝나는 장마철도 이제는 슬슬 막바지에 왔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어찌보면 그 이야기는 올해도 벌써 절반을 지나 슬슬 끝을 향해 점점 달려가고 있다는 이야기도 될 수 있다. 


1년에 주어진 365일의 하루들. 이런 저런 일들이 많이 생길 수 있다. 365번의 기회나 있으니까. 분명 마음에 드는 날들도 있겠지만 분명 그렇지 않은 하루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짧게 봐서는 1년에는 수십, 수백번의 기회가 더 남아있고 더 길게 보면 수천 수만번의 기회가 더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오늘 하루 조금 망치면 뭐 어때.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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