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임의 생일

in 사무실

by 서툰남편 김광석

태임의 생일이었다.

딸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의당이 딸기 케잌을 사왔다.


깜짝 파티를 준비했다.

의당이 1층 거실에서 케잌에 촛불을 켜고 올라오면

내가 불을 끄고 놀래킬 계획이었다.


작전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케잌이 2층으로 들어서는 순간

히터의 바람이 촛불을 다 꺼버렸다.

태임은 당황했다.

이게 뭐냐고 했다.


그리곤 빨리 다시 불을 켜라고 했다.

우리는 허둥지둥 불을 지피고

태임은 히터가 자신의 불을 끄기 전에

스스로 불을 껐다.


그 순간을 찍었다.

오랜만에 밝게 웃는 모습

들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런데 의문이 있다.

셔터를 눌렀을 때 상황이 너무 급박해서

초를 보는 모습이 찍혔는지

초를 부는 순간이 찍혔을지

다 꺼진 순간이 찍혔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아그파 200 필름이

그 어둠 속에서 인물들을 잘 담아냈을지

내장 플레시를 터치긴했지만

그 모습이 잘 담겨있을지

나 스스로도 궁금하다.

나도 한 달 동안 그 사실을 궁금해 해야한다.

한 달 느린 사진집의 매력이다.



2018. 03. 06. #2

in 삼쉴

아그파 200


* 한 달 느린 필름 사진집입니다.

사진은 한 달 후에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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