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참새가 찾아왔다

in 삼쉴

by 서툰남편 김광석

점심시간,

저녁에 거한 식사가 예정되어 있어서

닭가슴살로 가볍게 해결했는데

동료들이 식사를 하러 나간 사이

사무실에 고요함이 들이닥쳤다.


항상 시끌벅적한 우리 사무실이기에

고요함은 약간의 압박으로 나를 억눌렀다.


그런데 바로 그 때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참새 한 마리가 사무실로 날아든 것이다.


하지만 반가운 내 마음과 달리

녀석은 빨리 사무실을 떠나고 싶어

바쁜 날개짓을 멈추지 않았고


이리 쿵, 저리 쿵

사무실의 창문이란

창문엔 모조리 부딪혀가며 날아다녔다.


보는 내가 눈이 질끔 감길 정도로

강력한 박치기를 한 녀석은

입을 쩍 벌린 채 자리에 앉아선

핑글핑글 도는 하늘을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다.


녀석은 내가 다가가도 움직일 줄 모르고

창 밖의 하늘을 한 번

성큼성큼 다가오는 괴한인 나를 한 번

번갈아 보다가 눈을 질끈 감았다.


어쩜 이렇게 사람이랑 똑같을까?


무서운 순간을 피하기 위해

두 눈을 질끈 감고

헐떡이던 숨을 멈추는 모습이 말이다.


일단 놀란 마음과

아픈 머리를 식히라고

잠시 녀석을 기다려주었다가

작은 박스에 녀석을 담아

문 밖으로 안내했다.


박스 안에서 한껏 움츠러들어 있던 녀석이

혹시 날개를 다친 건 아닐까...

이렇게 우리 회사에 입사하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하는 사이에


녀석은 하늘로 휙

날아가버렸다.


아,

그러고보니 닭을 먹자마자 새가 찾아왔었

2018. 05. 10.

in 사무실

아그파 200


*한 달 느린 필름 사진집입니다.
귀여운 참새의 사진은 한 달 뒤에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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