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김광석의 작가노트_신도림 라마다에서 담은 첫 본식스냅의 기록
누구에게나 처음은 어렵다.
사진을 10년 이상 찍어왔고, 그동안 30쌍도 넘는 커플을 사진으로 담아왔지만, '공식적인'이라는 키워드를 붙이고, '메인스냅'이라는 무게감을 어깨에 얹으니 나에게 이 날의 촬영은 '난생 처음 공식적인 메인스냅'이 되어버렸다.
사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이제까지 찍어온 사진과 다를 것이 몇 개 없었지만, 그 몇 개의 차이점 때문에 나는 일주일 동안 잠을 설쳤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게으름뱅이인 내가 촬영 전날 예식장에 찾아가서 연습을 하고 올 정도였으니 긴 말 하면 손가락만 아프다.
하지만 난생 처음 공식적으로 메인 스냅을 촬영하는 작가보다 더 큰 처음을 감내해야 하는 사람들이 내 앞에 서 있으니, 긴장감이나 설렘 따위의 뒤로 숨어 징징거릴 겨를은 없었다.
평소보다 한 걸음 더 걷고, 평소보다 조금 더 생각하고, 평소보다 정확한 순간에 셔터를 눌러야 했다.
나의 첫 메인스냅이기 이전에 그들에겐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결혼식이었으니까.
사진 / 글 : 김광석
장소 : 라마다 호텔 웨딩홀_신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