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김광석의 촬영일지 #6
강화도 민머루해수욕장에 갔다가
지인의 스냅을 한 장 찍어드렸어요.
그냥 놀러가서
그냥 지인들을 찍어준 사진이지만
조금씩 욕심이 생겨요.
그리고 욕심이 생겼던 날은
어김없이 아쉬움이 남아요.
지금의 제 실력과
지금의 제 센스로는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
아름다운 순간을 목격했던 것이죠.
이런 경험을 한 날이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부터
이후 몇 일 동안,
수 백 장의 사진을 살펴보면서
제가 목격한 순간과
가장 유사한 사진을 찾아요.
그리고 감탄하죠.
"아~ 이렇게 담았어야 하는구나"
하고 말이에요.
이제 배웠으니,
다음엔 더 잘 찍을 거예요.
겨울엔 촬영이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찬 사진을 담을 수 있어요 :)
남극이 아닌,
러시아 앞바다가 아닌,
바이칼 호수가 아닌,
인천 앞바다 뻘 밭에 생긴
얼음층에 놓고 찍은 반지샷이에요 :)
굳이 제주도까지
피신가지 않아도,
굳이 제주도까지
포인트를 찾지 않아도.
인천에서 편하게, 예쁘게
우리 사진을 담을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