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그린 내 얼굴 자수

왼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자수 놓기

by 신사과


제일 처음 주어진건 까만 종이와 까만 린넨 천, 실 몇 가지, 그리고 바늘 여러 개.

테이블 가운데는 색색의 색연필이 있다.


각자의 초상화가 완성된 후 자수를 놓는 시간. 가운데는 사과 두 알.
자수의 룰은 이렇다. 모두의 이름이 써진 종이를 접어 뽑기를 한다. 내 이름이 나오면 다시 뽑는다. 내가 뽑은 친구의 이름을 종이 뒷면에 붙이고 친구의 얼굴을 왼손으로 10초간 그린다. 10초가 지나면 오른쪽 사람에게 종이를 전달해주고, 왼쪽 사람에게서 받은 종이에 써진 친구를 이어서 또 10초간 그린다. 이렇게 5~6번 정도 반복하면 얼굴이 완성되고, 얼굴의 주인공에게 돌려준다. 친구들이 그려준 내 초상화를 받으면 내 얼굴을 자수로 표현한다.


스웨덴의 수공예 학교 카펠라고든의 텍스타일학과에 입학한 후 제일 처음 한 프로젝트다. 자수가 아예 처음은 아니었다. 깨작깨작 혼자서 뭔가 만들어보기도 했고, 온라인 클래스도 찾아서 동영상으로 공부도 해봤다. 그러나 린넨 천에 린넨실을 사용해 수를 놓아본 건 처음이다. 일반 매끈한 실보다 린넨 실은 뻣뻣하고 잘 끊어져서 표현이 쉽지 않았는데,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린넨이라는 재료만으로도 두근두근 왠지 느낌이 좋았다.


내 얼굴 자수. 색깔도 친구들이 그려준 그대로다.


왼손으로 그리기 때문에 잘 그려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고, 10초 만에 바로바로 새로운 그림으로 바뀌어서 더욱이 부담 제로였던 재미있는 프로젝트. 남이 그린 내 얼굴을 자수로 놓는다는 것도 내가 내 얼굴을 그리는 것보다 훨씬 마음이 편했다.


오리엔테이션 같은 느낌의 짧은 자수를 시작으로 앞으로 어떤 것들을 배우고 만들어갈 수 있을까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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