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동화, 어떤 생각을 나눌까? 두 번째 이야기
왜 세계는 한정된 자원을 위해 경쟁하고, 때로는 빼앗고,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결국 모두를 불안해하게 만들까?
최근 이란, 이스라엘, 미국을 둘러싼 전쟁의 그림자를 보며 그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겉으로는 안보와 보복, 체제와 힘의 언어가 앞서지만, 그 아래에는 에너지와 식량, 자원과 길목을 둘러싼 경쟁이 깊게 흐르고 있는 듯합니다. 벌과 나비, 그리고 농원을 배경으로 한 이 동화는 바로 그런 세상의 축소판입니다.
더 많은 꿀을 모으려는 벌들의 분주함은 더 많은 자원을 차지하려는 오늘의 세계를 닮아 있습니다. 하지만 꽃이 사라진 들판에서는 벌도, 나비도, 농부도 더 이상 예전처럼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이 이야기는 질문합니다.
진짜 강함은 더 많이 차지하는 힘일까요, 아니면 함께 살아갈 봄을 남겨 두는 지혜일까요?.
금빛 햇살 아래 오색 물결이 넘실대는 곳이 있었다.
붉은 꽃, 노란 꽃, 보랏빛 꽃들이 바람이 스칠 때마다 한꺼번에 고개를 흔들었고, 들판은 마치 커다란 무지개 이불을 덮은 것처럼 반짝였다.
그곳은 부지런한 농부가 돌보는 정원이자 농원이었다.
이른 새벽이면 농부는 축축한 흙냄새를 밟으며 밭으로 나왔다.
한 손에는 물뿌리개를 들고, 다른 손에는 작은 삽과 바구니를 들었다.
목마른 꽃에게는 물을 주고, 나무뿌리 곁에 붙은 잡초는 조심조심 뽑아냈다.
벌통 앞에서는 한참 서서 귀를 기울였고, 꿀을 모을 때는 마치 보물을 다루듯 신중했다.
그리고 해가 기울면 작은 수첩을 꺼내 그날의 일을 빼곡히 적었다.
“해바라기 구역 물 충분.”
“남쪽 화단, 꽃 상태 좋음.”
“벌통 둘째 칸, 꿀 증가.”
농부의 글씨는 반듯반듯했다.
그 반듯한 글씨만큼 농원의 하루도 반듯하게 흘러갔다.
벌들은 매일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윙윙, 바쁘게 날아다니면서도 농부가 뭘 하는지 슬쩍슬쩍 훔쳐보았다.
처음에는 별생각이 없었다. 그냥 신기할 뿐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유난히 눈이 반짝이는 젊은 벌 한 마리가 큰 소리로 말했다.
“농부는 우리보다 훨씬 많은 꿀을 모으고 있어!”
벌들은 일제히 날갯짓을 멈췄다.
“뭐라고?”
“우리보다?”
“말도 안 돼. 우린 하루 종일 날아다니는데?”
젊은 벌은 자신만만하게 더 가까이 날아왔다.
“잘 봐. 농부는 일을 나누고, 기록을 남기고, 도구를 써. 그냥 열심히만 하는 게 아니야. 똑똑하게 하는 거지!”
그 말에 벌집 안이 술렁였다.
어떤 벌은 고개를 끄덕였고, 어떤 벌은 괜히 날개만 털었다.
“그러니까…”
젊은 벌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우리도 농부처럼 하면 꿀을 훨씬 많이 모을 수 있다는 거야!”
그날부터 벌들은 농부를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농부는 혼자 일하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모든 일을 나누고 순서를 정하고 있었다.
오늘은 어느 구역에 물을 줄지, 어느 벌통을 먼저 살필지, 무엇을 먼저 하고 나중에 할지를 늘 생각했다.
벌들은 그걸 보고 감탄했다.
“저게 바로 시스템이라는 거구나.”
“시스템?”
“응. 괜히 멋져 보이는 말이잖아.”
다음 날부터 벌집에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
벌들은 역할을 나누기 시작했다.
멀리 날아가 꿀을 모아 오는 꿀 수집 벌,
꽃이 많은 곳을 먼저 찾아내는 꽃 탐색 벌,
매일 얼마나 모았는지 기억하고 적는 기록 벌,
모아 온 꿀을 정리하고 보관하는 꿀 관리 벌.
그러자 한 통통한 벌이 물었다.
“그럼 나는 뭐 하지?”
옆에 있던 벌이 말했다.
“넌… 음… 회의 진행 벌.”
“회의 진행 벌?”
“응. 제일 바빠 보이는 역할.”
그 벌은 괜히 목을 가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다들 집중! 지금부터 효율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날 이후 벌집은 어쩐지 무척 시끄러워졌다.
아침마다 입구에는 작은 꽃잎 팻말이 걸렸다.
[오늘의 목표: 꿀 300방울]
[지각 벌 없음]
[꽃 탐색 보고는 왼쪽 통로]
꿀 수집 벌들은 줄지어 서서 날개를 폈다 접었다 하며 준비 운동을 했다.
꽃 탐색 벌들은 진지한 얼굴로 공중에 지도를 그렸다.
“동쪽 민들레 구역, 가능성 높음!”
“남쪽 장미 구역, 경쟁 심함!”
“서쪽 클로버 지대, 긴급 출동 필요!”
기록 벌은 꽃잎 위에 점을 찍으며 중얼거렸다.
“어제보다 다섯 방울 증가… 아주 훌륭해.”
꿀 관리 벌은 꿀방 앞에 서서 근엄하게 외쳤다.
“보관이 곧 힘이다!” 다른 벌들도 따라서 외쳤다.
어린 벌 몇 마리가 옆에서 술래잡기를 하려다가 들켰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노는 거니?”
어른 벌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어린 벌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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