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은 꼭꼭 숨겨놓은 동화들이 있다. 왜냐하면 나름대로 고민하면서 동화를 만들었는데 공개된 순간 생각보다 낮은 반응으로 사라질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서랍 속에 숨겨놓은 동화는 판타지부터, SF, 생활동화까지 장르가 다양하다. 나름대로 꺼내 보면서 ‘언젠가는 빛을 볼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해 보지만 용기보다 좌절이 더 두렵다. 동화에 대해 난 늘 진심이었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하나님은 각 사람의 재능에 따라 달란트를 맡겨 주셨다는데, 숨겨놓은 동화가 그 달란트인지 아직 믿음이 부족한 거 같다. 한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를 받은 것을 부러워하며 땅속에 묻었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아 주인한테 혼나는 최악의 상황을 마주했다.
아직 40대 후반, 발굴이 안 된 달란트를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 하지만 그 달란트가 자신만이 느끼는 재능이면 어쩌지 하며 다시 서랍 속에 구겨 넣는다. 마치 주인에게 한 달란트를 받은 사람처럼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아보면서 계획했던 일이 핑크빛으로 순탄하게 진행되거나 대박 난 적은 없다. 그렇지만 '차곡차곡 무난하게 지냈다.'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살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