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단단하게
스몰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은 네트워크 효과에 접근하기 위한 시작점이다. 모든 네트워크 상품이 시작되면, 사용자 경험이 급속하게 개선될 수 있을 만큼의 사용자와 사용자 활동이 필요하다.
스몰 네트워크는 도미노 게임에서 작은 첫 번째 도미노와 같다. 첫 번째 도미노를 무너 뜨리면 나중에 거대한 도미노는 연속해서 무너진다. 다시 말해 스몰 네트워크 구축하는 법을 알면 세계적인 기업도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스몰 네트워크란 무엇인가? 스몰 네트워크란 네트워크가 활성화 되기 위해 필요한 가장 작은 네트워크 단위이다. 스몰은 가장 작은 단위를 뜻하고, 네트워크는 노드(점)와 링크(연결)를 뜻한다. 여기서 노드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사물이 될 수도 있는데 노드가 사람이냐? 사물이냐에 따라 링크의 성격도 달라질 것이다.
네트워크가 노드와 링크로 구성되어 있는 것처럼 스몰 네트워크가 되기 위해서는 활성화가 되어야 하므로 네트워크의 요소에 단기 부양책이 추가 되야 한다. 그래서 스몰 네트워크의 구성요소는 다음과 같이 3가지라고 할 수 있다.
스몰 네트워크를 위한 3가지 요소
1) 적합한 사람들(점)
2) 적합한 행동(연결)
3) 단기부양책(촉진제)
이제부터 스몰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한 3가지 요소에 대해서 알아보자.
1) 적합한 사람들(점)
첫번째 할 것은 올바른 사람들을 선택하여 네트워크에 추가하는 것이다. 사람들을 선택하는 것은 네트워크에서 노드를 만드는 일에 해당한다. 흔히 앱이 새로 앱스토어에 등록이 되면 이벤트를 한다. 상품을 구매하거나 리뷰가 작성이 되면 경품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다운로드 수를 늘리거나 방문자 숫자를 위해서 적합하지 않는 사람들을 초대하면 스몰 네트워크는만들어 지지 않는다.
이벤트나 경품 이벤트로 오는 사람들은 올바른 사람인지 알 수 없다. 적합한지는 이벤트가 끝난 후 경품이 사라지면 알게 된다. 트래픽은 이벤트 전과 같아지고 남는 사람이 없다면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이 왔다는 증거가 된다. 이후에는 다시 적합한 사람들을 찾아 나서야 한다. 스몰 네트워크가 작동되길 바란다면 무작위 1,000명보다 선택된 100명을 초대해야 한다. 이들은 소수이지만 적합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위키피디아를 만드는 사람은 소수의 편집자이고, 우버 사용자의 약 5%가 대부분의 사람을 실어 나른다. 운전자의 수는 많지만 출근하지 않거나 오래 동안 일하지 않는 사람의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소식이 들여오는 웹3 기반 트위터라고 불리는 블루 스카이의 현재 사용자는 66000명이 넘었으며, 200만명의 사용자들을 대기시키고 있는 중이다. 초기 스몰 네트워크를 만드는 시점에서는 수백만명이 아니라 적합한 소수의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제대로 네트워크가 작동하는지 실험해보고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루스카이 웹 화면>
2) 적합한 행동(연결)
적합한 사람을 선택했다면 이제 제품 사용자들에게 적합한 행동을 하도록 해야 한다. 적합한 행동이라는 것은 네트워크에서 링크를 만드는 일이다. 명함교환 앱이라면 명함을 찍고 보내는 활동, 가격비교 사이트라면 가격비교와 구매, 데이팅 앱이라면 등록한 후 탐색하고 매칭되는 활동이며, 앞서 소개한 블루스카이의 경우 게시글을 올리는 것, 팔로우 하는 것이 될 수 있다.
화상회의 앱 줌의 경우에는 방을 개설하고, 초대하며, 참여하는 것이 적합한 활동이다. 적합한 활동은 지속적인 참여를 만들고 가치가 사용자들에게 가치를 느끼게 하여 자연스럽게 수익화로 연결되도록 해준다.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은 사용자들이 40분간 무료로 사용하도록 하였다. 당근마켓의 첫 출시에서는 회원가입과 중고상품을 올리는 게시판 기능만이 있었다. 초기에는 사용자들이 적합한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책 <플랫폼 성장패턴에 올라타라>에서 이를 핵심 활동이라고 표현했다. 핵심 활동을 찾아서 강화하는 것이 성장패턴임을 설명한바 있다. 토스의 경우 송금하는 것이고 아프리카TV에서는 별풍선을 주고 받는 것이었다. 플랫폼 관점에서는 플랫폼의 핵심 활동이라면, 네트워크 관점에서는 적합한 행동(연결)이다. 다른 표현이지만 같은 뜻이다.
3) 단기부양책(촉진제)
적합한 사람, 적합한 행동이 완료된 이후에는 단기적 마중물이 필요하다. 마중물은(Priming water)은 자기 스스로는 나올 수 없는 펌프의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데 쓰이는 한 바가지의 물을 의미한다. 마중물은 고로, 깨끗한 물이든, 빗물이든, 흙탕물이든 지하수를 끌어올려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데 일조하는 역할이다.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기 위해서도 이런 마중물이 필요하다. 마중물은 올바른 사람들이 적합한 행동을 하도록 하는 단기적인 마케팅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슬랙의 경우 얼리어답터 스타트업 커뮤니티 내의 입소문, 초대받은 사람만 올 수 있는 론칭 행사를 진행했다. 슬랙이 사용한 초대받은 사람만 올 수 있는 온오프라인의 행사는 네트워크 효과를 위한 기업들의 단골 메뉴이다.
음성SNS 클럽하우스, 소셜앱 블루스카이도 동일한 방식으로 입소문을 만들어 내었다. 2주에 한번씩 사용자에게 나눠주는 블루스카이 초대장은 광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이베이에서 해당 초대장은 최대 200달러(약 26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물론 활성화를 위한 단기 마중물이었음이 틀림 없다.
페이팔은 최초 사람들이 모이게 했던 5달러짜리 추천 수수료가 있었고, 클라우드 스토리지 상품을 시험해 보고자 하는 드롭박스의 데모 영상이 그런 역할을 했다. 승차 공유 앱 우버는 원하는 사람에게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주문해 주었던 ‘우버 아이스크림’ 프로모션이다. 초창기에는 지역신문과 소셜 미디어가 자주 노출 되었다. 이러한 프로모션들은 미래의 성장을 위해 중요하며 덕분에 의미있는 성장을 가져다 주었다.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은 '스몰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한 위한 3가지 구성요소이다. 이것은 네트워크가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간단한 적용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거대한 도미노를 무너뜨릴 수 있는 가장 작은 첫 번째 도미노이다.
결론
이번에 소개한 3가지 구성요소는 마치 조립식 장난감을 조립하는 것처럼 순서대로 착착 진행하면 결국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스몰 네트워크 구축을 못하고 사라지는 서비스가 수없이 많은 이유는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이렇게 마치 만병통치약 처럼 소개하는 이유는 스몰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어쩔줄 모르는 팀을 위한 가이드는 될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어느 팀이 이러한 독립적인 스몰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면, 또다시 새로운 지역이나 새로운 사용자와 연결된 네트워크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2번째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은 조금 더 쉬워질 것이다. 그리고 전국으로, 전 세계로 펼쳐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 네트워크 효과는 '스몰 네트워크'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