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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직장인 경력개발 - 계획된 조직, 계획 없는 나

직장생활을 하는 데 있어 경력개발이 왜 필수인가

당신은 오늘도 출근을 하고 있다. 그리고 회사 입구에 들어가기 전 스타벅스 커피를 하나 사서 들어갈지 그냥 들어갈지 잠깐 고민을 한다. 흡연을 하는 사람이면 담배를 한 대 태우고 싶은데 아는 사람을 만날까 봐 다른 곳을 찾아 서성이다 상사에게 인사를 꾸뻑하고는 같이 불편하게 담배를 태울 수 있다.


인터넷에 '출근'이라고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이미지들이 위에 있다. 잠깐 취업을 준비하던 대학시절로 돌아가 보자. 취업과정에서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은 사람이었다면 고생한 기억은 없겠지만 너무 쉽게 취업이 돼서 이 회사가 맞는지 고민을 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대다수에 해당하는 당신은 그 시절 어떠했는가? 스스로가 정한 목표가 있었을 것이고 대학 4년간 쓴 시간과 돈을 계산해보면 최소 연봉 얼마 정도는 돼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마지노선을 가지고 지금 보면 웃음이 나올 당시의 인생 역작인 자기소개서를 쓰고 일면식도 없는 취업전문가라는 사람에게 싫은 소리를 들으며 언제 끝일지 모를 기다림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그런데, 출근하고 있는 지금, 왜? 시간만 버리는 것 같고 다른 사람들보다 능력이 쳐지는 듯한 기분이 들며 출근도 하기 전에 퇴근이 하고 싶어질까가 고민이 되는 것인가. 이러한 고민이 계속되다 보면 대부분이  자기계발의 필요성을 느끼고 스스로를 혹사시키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이러면 행복할까?


자기계발이 자기 혹사로 시작된 근원을 찾아보면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지금 40대 초반 이상의 직장인이라면 신입사원 시절 어느 날 갑자기 회사의 임원이나 팀장이 한 권의 책을 회의 때 소개하며 이 함정에 빠지기 시작했을 것이고 기억이 날 것이다. 바로 일본의 의사 사이쇼 히로시(税所弘)가 1993년 저술한 '아침형 인간'이 2003년 한국에 출간되고 추천도서로 전국을 강타하면서 직장인이면 자기계발을 위해 당연히 잠을 줄이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스스로의 역량개발에 투자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부동산 투자모임 등의 카페에 들어가 보면 새벽 4시 에 일어나서 인증샷을 찍고 응원의 댓글을 달아주는 이벤트를 열고 있으며 강남역 영어학원은 여전히 새벽반을 개강하고 있다. 자기계발이 시간의 투자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스스로를 혹사하면서까지 해야 하는 일은 아니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다. 잠에 대해 연구하는 신경과학자 러셀 포스터(R.Foster)는 자신의 TED 강연에서 아침형 인간에 대하여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더 건강해지고 더 부유해진다? 이건 정말 다양한 수준에서 문제가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더 잘살게 된다거나 사회경제적 지위가 올라간다는 그 어떤 근거도 없습니다.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 사이에는 정말 아무런 차이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가 알기로, 둘 사이의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아침형 인간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우쭐거린다는 것뿐입니다."라며 우쭐되는 자존감으로 살지 말 것을 경고하였다.


아침형 인간으로 스스로를 혹사하는데 그 목표의 끝은 어디인가?라고 묻는다면 당신은 곧바로 그 이유를 대답할 수 있을까? 아마 둘러대는 말투로 자신의 정당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다. 원인은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스스로를 불안하게 만들고 조직 내 갈등관리란 개념이 없어 조직 안에서  '나'를 보호하고 후사를 생가하려는 본능이 동작하면서 스스로를 혹사하는 자기계발의 덫에 올리는 것이다. 여기에서 본 작가는 다른 관점으로의 전환을 주문하고 싶다. 바로 계획을 세우라는 것이다. 조직은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기는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

우리 회사 홈페이지에 잠깐 들어가 보자. 아마 평소에 관심 없던 것들이 개제 되어 있을 것이다. 조직이 추구하는 미션, 비전, 슬로건, 경영이념, 핵심가치, 전략목표, 전략과제에 관한 내용들이다. 이 내용은 심플하고 간결하게 잘 정제되어 홈페이지에 게재 되어 있으며 중학교 2학년이 읽어도 80% 이상은 알아들을 수 있게 쓰여 있다. 미션은 조직의 존재 이유이자 사명이고 비전은 조직의 이상적인 모습 및 중장기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최고의 지향점과 목표를 나타낸 것이다. 이 두 가지가 만들어지면 대표 슬로건이 나오게 되고 하위조직단위 업무에 영향을 주는 구성요소들이 등장한다. 여기에 나오는 것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업무를 하고 있는가? 이러한 체계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가? 이것이 몇 년을 주기로 바뀐다는 사실은 아는가? 일반적인 직장인이라면 크게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르는 겨우가 많다. 이러한 미션-비전 재정립의 경우 몇 십억씩 들여서 컨설팅을 받고 만들어 지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계획의 방향성을 가지고 일상적인 업무가 수행되어지게 시스템화하고 이를 관리 및 평가하는 것이다.


회사가 이렇게 계획을 가지고 움직이는데 나는 스스로를 혹사 해가며 자기 계발하는 것이 저 계획에 부합되는가? 혹, 다른 회사로 옮길 생각이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생각한다면 옮기 그 회사는 이러한 펀드멘틀이 없겠는가? 자영업이나 프리랜서로 가려고 해도 스스로에 대한 경영계획과 경력의 기준점(Pivot)이 없으면 탄력 회복성이 떨어지게 되어 쉽게 지치게 된다. 자기계발을 시작하려면 우선 조직 안에 있는 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자. 그다음 조직 내에서 어떠한 경력경로(Career Path, 커리어 패스)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가를 점검해보자. 여기에서 내가 잘하는 것과 부족한 것이 보일 것이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들을 어떻게 개발해 나갈 것인가를 계획하고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 경력개발의 시작이고 매일의 노력이 자기계발이다. 이러한 자기계발은 조직에서 만들어 놓은 인재육성체계와 리더십 파이프라인에 따르는 것이 좋다. 그러려면 경력개발과 조직에 대해서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회사는 정책이 있고 기준에 따라 회사를 움직이고 업무를 수해하는 체계와 프로세스는 동일하다. 조직이 나아가는 방향을 알고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자기계발의 성과가 빛을 보게 된다. 오늘 자기계발 1일로 마음먹고 어디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 가를 고민해보도록 하자.


경력변화전문가

신현종


브런치에 매거진으로 시리즈 발간 예정입니다. 직장인에게 필요한 경력개발을 상식선에서 같이 풀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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