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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선배가 들려주는 현실적 이야기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필요한 현실적인 창업과 관련한 여러가지 조언

창업은 더 이상 신규 일자리에 대한 고용창출의 속도가 느려지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갑자기 툭 튀어나온 단어이다. 왜냐하면 이전부터 창업이란 말은 있어왔다. 일반적으로 가게를 차리면 생계형 창업, 기술개발을 통해 비즈니스를 일구려고 회사를 차리면 기술창업으로 분류한다. 그리고 사회경험과 어느 정도 인맥과 업의 경험이 있거나, 독점적이고 전문적인 기술이나 서비스를 개발하여 창업이라는 비즈니스의 시작을 온 천하에 알리고 본격적으로 오너로서 경영자로서 전문직업인으로 새로운 경력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력과 경험이 부족한 이들에게 무턱대고 창업을 권유하는 것은 마치 제2차 세계대전 중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레닌그라드 전투에 투입하면서 총을 주지 않고 적진으로 뛰라고 권유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것을 마치 교육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이론과 실제를 엄연히 다르다. 예비창업자에게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일들과 자세한 설명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에너미앳더게이트의 초기 장면 중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이었다. 생존확률 거의 0% 


→ 투자와 지원을 헷갈리지 마라

 일반적으로 창업지원이라는 공지나 글귀를 보고 창업과 관련하여 상당한 지원을 해주는 것처럼 보이는 다양한 지원책들이 담긴 글들을 정부나 지자체 또는 창업 관련 사이트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투자는 돈을 투자해주는 것인데 곧바로 리턴이 되지 않을 사업에 투자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즉, 투자를 유치하는 일은 사업화를 거의 앞두고 있는 수준의 창업아이템이 아니라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 창업 지원이란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엄밀히 말하면 대출이라고 보면 된다. 단지, 담보가 없고 이자가 낮다는 것 말고는 실질적으로 빚을 지게 되는 것이다. 제대로 된 사업계획서와 마인드셋 없이 이러한 지원을 받아 창업을 하게 되면 월세와 자문료만 나가면서 수입이 없는 사실상 매출 없는 사업자가 되기 십상이다. 매출이 날 수 있을 수준에 오지 못했다면 이러한 지원은 독이 될 수 있다.


→ 창업경진대회는 아이디어 만을 평가하지 않는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을 통해 엔젤투자를 받고 엑셀러레이터를 만나 시장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선보이겠다는 야심찬 생각을 가지는 것은 어찌 보면 스타트업의 가장 바람직한 성공경로이다.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주최하거나 상금이 적은 편이거나 실제 창업지원 또는 시제품 개발 지원까지는 없는 경진대회의 경우 단순하게 아이디어가 독특하고 특이하면 입상권에 들 수 있다. 심사위원들도 창업전문가보다는 대학교수나 비전문가들이 평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실적인 사업계획서보다는 아이디어의 독창성이 중요하다. 기업에서 주최하는 대회로 상금도 높고 엔젤투자자나 엑셀러레이터가 직접 심사평가에 나서는 수준의 창업경진대회라면 아이디어가 특이하고 독창적이라고 선발해 주지 않는다. 즉, 어느 정도 조직 인력이 구성되어 상당 수준의 제품 개발이나 서비스 개발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투자를 받으면 빠른 시일 내에 시장 출시가 가능한지 여부를 가장 중점적으로 보게 된다. 그래서 이런 대회의 결승전을 참관해보면 사실상 왜 나왔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 수준의 완성도 높은 출품작들을 만날 수가 있다. 지금 스타트업이나 창업을 생각 중인 사람이라면 잘 고민해보고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를 하지 않기 바란다.


→ 정부지원을 받으면 엄청난 페이퍼워크(공무)가 부여된다

 창업을 사업화하기 위한 사람들에게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들이 있다. 벤처창업가를 선정한다던가 특정 산업분야 별로 유망 기업을 발굴하겠다는 다양한 지원사업들이다. 이런 사업들의 경우 지원규모가 꽤 몇 천만 원 단위이기 때문에 선정이 된다면 당장 부족한 부분을 곧바로 돈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기자재도 나의 소유는 아니지만 일부 구입해서 필요한 일을 할 수 있어진다. 하지만, 이 지원을 받는 순간 엄청난 폭탄이 떨어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공무원 또는 준공무원이랑 일해본 사람들은 아는 것인데 일거수일투족을 형식에 맞춘 문서로 제출할 것을 종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주변에서 이런 지원을 받은 대표들을 만나보면 공무 하다가 사업 망하겠다고 불만을 상당하게 표시한다. 옆에서 봐도 정말 너무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페이퍼워크를 요구한다. 형식도 자기네들 입맛에 안 맞게 보내면 다시 써야 하는 것은 각오해야 한다. 거기에 무슨 교육이 많아서 자주 가봐야 한다. 후회할 만큼 페이퍼워크가 많아진다는 현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 대부분의 지원 프로그램에는 자기부담금이 있다.

 정확한 용어는 통일되지 않았으나 일종의 자기부담금, 자기 출현금이 있는 경우가 많다. 즉 1천만 원 지원대상자에 선정되면 상담과 심사를 거쳐 7백만 원 정도만 지원금을 내주고 3백만 원은 대표자가 출현하여 1천만 원으로 창업을 하라는 것이다. 어찌 보면 먹튀를 방지하고 도덕적 측면을 강조하기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보인다. 그렇지만 모르고 지원을 받았다가 당황할 수 있으므로 기억해두기 바란다.


→ 창업전문가, 모두가 창업을 해본 사람은 아니다.

 주변에 창업전문가로 활동하는 분들이 꽤 있다. 상당한 내공을 가지고 있으면서 창업을 전방위로 도와주며 코칭해 주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창업전문가들이 창업을 해본 경험이 있지는 않다는 것도 알아두어야 한다. 특히, 어떠한 창업지원을 연결해주는 브로커같은 전문가라던가 소호 같은 곳에서 창업에 대한 일정 수준 자문료를 요구하면서 교육과 상담을 제공하는 경우 이런 사항을 살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창업자들의 돈을 받는 것이 창업아이템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기업가정신을 가지고 올바른 마인드셋을 갖춘 창업전문가로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 사업자등록을 늦게 하는 것은 재무전략이다

 보통 의미 있게 사업자 등록을 시작하고 사업 게시를 선언하거나 지원금이나 대출 또는 사무실이나 상가 임대를 위해 사업자등록부터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간과되는 부분이 사업자 등록을 하는 순간부터 세금과 준조세의 의무가 곧바로 시작된다는 점이다. 사업을 시작하고 가장 먼저 전화가 오는 곳이 어디인 줄 아는가? 바로 국민연금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다. 기가 막히게 전화가 오며 아직 매출도 없고 갓 사업을 시작했는데 연금과 의료보험료를 납부하라는 것이다. 물론 연기도 가능하다. 하지만 자동이체를 걸어두지 않으면 안 해준다고 안내하며 거의 협박 수준이다. 그리고 산정금액도 당장의 수입이 아닌 직장에서 냈던 것을 추정해서 부과를 결정해 버린다. 물론 항의하고 전화하고 싸우면 일정 부분 감액되고 연기도 해주지만 여기에 쏟는 에너지가 상당하며 귀찮다고 내버려두면 돈이 계속 나가게 된다. 창업 초기엔 만원도 아쉽다. 그리고 부가세, 소득세 신고도 해야 하고 업력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예비창업자로서 누리는 혜택이나 자격조건도 모두 날아간다. 물론 최근에는 창업 후 몇 년이내까지는 인정해주는 터라 괜찮다. 


→ 사무실을 가장 마지막에 구하고,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사무실은 지역, 위치, 교통편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겉으로 보이는 외관이 크고 화려할수록 당연히 임대료는 비싸다. 임대를 하려면 우선 보증금이 들어가는데, 이 돈은 묶여있는 돈이 되기 때문에 좋은 위치에 있는 사무실들은 높은 수준의 보증금을 요구하므로 고민을 잘 해야 하는 부분이다. 월세도 부가세가 추가로 붙게 되며 관리비가 월세만큼 나가기도 한다. 본 작가도 강남구 도곡동으로 사무실을 이전했었는데 당시 월세는 실평수 19평에 150만 원이었다. 150만 원에 부가세를 더해서 165만 원을 매달 주인에게 입금해주었다. 문제는 관리비. 중앙 냉난방으로 되어 있어서 여름철과 겨울철에 관리비 폭탄을 맞게 되는 것을 몰랐었고 부동산에서도 평당 1만 원 수준이라는 말만 했었다. 실제로 계약 평수가 34평이어서 월 35~40만원 정도 나가겠거니 생각했는데 봄이나 가울에 이야기고 냉난방이 시작되면 75~90만 원까지 관리비가 폭등했었다. 그래서 165만원+80만원=월 245만 원이 사무실 임대에 들어가기도 했었다. 부동산은 건물주편이다. 절대 세입자 편이 아니라서 월세도 더 받으려고 하고 관리비는 정확하게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발품을 팔아야 한다. 본 작가는 이때 제대로 당한 뒤 다음 사무실 이전 때 해당 건물의 관리비 청구서가 들어있는 우편함을 몰래 확인하고 관리사무소에 직접 방문해서 부과액을 확인 후 계약했었다. 사무실은 구하는 순간 안식처가 되고 나의 전장이 되지만 곧바로 돈이 들기 시작하며 창업 초기 가장 큰 지출비용이 된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 이번 달 수익을 계산하지 말고 지금 가지고 있는 현금을 계산하라

 본 작가도 창업 초기 매출과 수익을 계산하며 엑셀로 정리했었다. 문제는 지금 가지고 있는 현금의 보유량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나타났었다. 카드로 지출할 경우 나중에 청구되어 돈이 나가기 때문에 당장 통장 잔고에 영향이 없으므로 나간 돈이라 생각 안 하게 된다. 그리고 수익을 1개월 단위로 기록하는 것은 아주 돈이 많고 사업이 잘되며 재무팀이 있는 멋진 회사들의 이야기다. 창업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이런 거창한 일을 할 필요가 없다. 단순하게 엑셀 파일로 현금총량을 기입하고 지금 당장 발생한 입금-지출 스프레드시트에 입력하여 자동으로 현금총량이 가감되는 자동서식 파일 하나를 만들어 실시간으로 현금 보유량을 모니터링하는 것을 권장한다. 

창업은 멋진 일이며 스스로 실패를 관리할 줄 알고 자신이 가진 경력에 대한 전문성과 자신감을 직업으로 연결하는 고도화된 일이다. 여러 조언들이 있겠지만 단순하게 현실적인 이야기만을 선배 입장에서 적어보았다. 본 작가 역시도 동업으로 출발해서 직원을 두고 회사를 꾸리다가 1인 사업가가 되었다. 다시 자영업자에서 기업인으로 가기 위해 노력 중인 시점에서 정리해 본 내용이므로 잘 참고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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