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동물로부터 진화했다는 것의 가장 강력한 증거는 수컷들의 기싸움이다.
아무리 잘난 직업, 두꺼운 지갑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오직 겉보기로만 평가되는 1라운드는 철저히 아우라에 의해 승패가 갈린다.
더 강한 개체를 만나면 보잘 것 없는 다리 사이로 긴 꼬리를 숨겨버리는 강아지와 같이
남자들의 세계에서도 대체로 더 크고 당당해 보이는 녀석 앞에서, 그렇지 못한 놈들은 어깨가 움츠러들고 동공은 갈 곳을 잃는다.
그 게임에서 이겨본 적 없는 나로서는, 전문직의 가운을 걸치거나, 학동사거리에 즐비한 샛노란 람보르기니같은 것을 타고 돌아다닌다면
상대방이 나를 더 존중하는 태도로 대하지 않을까? 라는 헛된 상상을 가끔 해 본다.
- 팔뚝에 문신 있고 덩치는 꼭 헬스트레이너 같았던 버릇없는 음식점 서버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