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첫 소풍, 첫 도시락

도시락 로망은 위험해.

by 반짝반짝 작은별


따뜻한 봄날, 어린이집에서 소풍을 간다고 공지가 왔다.

엉아반들만 가는 거라 4세 반인 산삼이만 가게 되었는데 준비물이 엄마표 도시락이었다.

어릴 때 소풍 도시락을 생각하면 항상 야채김밥, 계란김밥, 누드김밥 등 김밥 하나면 끝났는데 요즘에는 아이들 도시락이 화려해서 단순하게 싸면 안 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나도 도시락에 로망이 조금 있어서 아이가 놀러 가는 날에는 솜씨가 좋지 않아도 노력이 마구마구 들어간 특별한 도시락을 싸주고 싶었다.

연애할 적에도 도시락을 싸들고 피크닉을 갈 때면 이런 거, 저런 거 흉내 내며 몇 번 만들어 보았기에 아이 도시락을 싸려니 어떻게 싸줄까, 어떤 걸 싸줄까 설레기도 했다.

도시락 싸기 일주일 전부터 고민하고, 생각하며 노력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던 아이에게 싸준 첫 도시락!

그래도 산삼이는 도시락을 보고는 신나서 어린이집에 갔고, 첫 소풍도 즐겁게 잘 다녀왔다.


그 후로 계속 소풍시즌마다 도시락을 준비할 때면 항상 며칠 전부터 고민하고, 생각하고, 열심히 밤새 부지런히 도시락을 싼다.

이제는 도시락도 2개, 간식도 2개라 원체 손이 느린 나는 시간도 2배로 걸리지만

몇 번을 싸도 도시락스킬이 영 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항상 부족한 실력이어도 아침에 완성된 도시락을 보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 다음에 또 열심히 도시락을 싸고 있을 내가 상상이 가기도 한다.


PS. 다음 주 어린이집 소풍 도시락 미션이 있다.

미리 파이팅... 하하.

(마음과 체력은 별개)


이전 04화4. 이런 남매 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