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나는 놀이터 앞에 산다.

우리집 앞 놀이터

by 반짝반짝 작은별


청약당첨으로 이사간 우리집은 층수 선택권이 없었기에 2층으로 배정을 받았다.

결혼하고 첫 아파트 생활을 시작할때 24층,

그 후에 11층으로 이사를 갔었고

이번 집은 2층으로 뚝 떨어지니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매우 낯설었다.

아무생각없이 창밖을 바라보다 길을 지나가던 이웃분들과 눈이라도 마주칠때면 양쪽에서 흔들리는 동공지진마저 느껴지는듯 했다.

(2층 어렵네...)


2층을 배정받고 가장 크게 걱정하던 벌레사건은 고층에 살때보다 오히려 적었지만

더 적응이 안되는 점은 바로 우리집 앞이 놀이터라는 점이었다.

놀이터가 집에서 바로 보이는것도 꽤 피곤한 일이지만 아이 친구들이 밖에서 이름을 부를때면 냅다 창문으로 달려가 대답을 하는것이

재미있기도 하면서 난감할때가 있어 아이들이 하원할때면 계속 커텐을 쳐두어야 내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

우리는 저층인데다가 어린아이들이 있다보니 이사올때 방충망도 떨어지지 않는 튼튼한 제품으로 교체를 했는데 한번은 홍삼이가 창문과 창문사이에 들어가서 장난치는걸 보고 정말 심장이 철렁했다.

창문사이에 들어갈 수 있는 저 작은 몸뚱이도 놀라웠고, 저 안에 들어갈 생각을 한것도 놀라웠고,

혹시라도 밖에서 본 이웃이 덩달아 놀랐을까 걱정되었고, 이성보다 감정이 빠르게 올라와 샤우팅이 날아갔다.

아, 밖에서 내 샤우팅이 다 들릴거라는것도 나의 골치거리 중 하나다.하핳.


아직은 장점보다는 단점을 더 많이 찾아낸 저층이지만, 가끔씩 어린이집에서 놀이터에 놀러나온 소리가 들려 얼굴만 빼꼼 내밀어 우리아이가 있는지 확인하고 잘 놀고 있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건 꽤나 즐거운 일이다.


PS. 한번은 홍삼이가 저기 우리집이라며 선생님한테 알려줘서 황급히 호다닥 숨었다는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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