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의 확장, AI로 시를 느끼다

AI-인문 융합 수업 에세이

by 빛나는 틈


아이들과 시를 읽을 때마다 생각한다.
감상이란 무엇일까.
시를 읽는다는 건 단어의 뜻을 이해하는 일일까,
아니면 그 문장 사이에서 느낌을 발견하는 일일까.


시를 접할 일이 없는 요즘 아이들,

김용택 시인의 「그대 생의 숲속에서」를 함께 읽었다.
아이들은 시를 읽고 떠오르는 분위기나 장면을 단어로 적었다.
‘바람’, ‘햇살’, ‘쉼’, ‘생명’…
짧은 단어들이었지만, 그 속에는 각자의 세계가 있었다.


그 단어들을 모아 AI 이미지 생성기에 넣었다.
몇 초 뒤, 화면이 초록색으로 가득 찼다.
각자의 감정이 AI의 손끝에서 색과 형태로 피어났다.
아이들은 조용히 화면을 바라보다가
“선생님, 이건 제 마음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 말이 오래 남았다.
기계가 감정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기계의 그림 속에서 아이이들이 자기 감정을 다시 발견한 순간이었다.


다음에는 같은 단어들로 음악을 만들어 보았다.
여러 악기 소리가 교실을 채웠다.
아이들은 음악을 들으며 다시 시를 읽었다.
이번에는 단어가 마음에 닿는 방식이 달랐다.
소리와 어울린 시는
머리로 읽던 문장이 아니라,
가슴으로 흘러드는 감정이 되었다.


AI가 만든 이미지와 음악은
우리의 감상을 대신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감상의 다른 결을 비춰주었다.
시를 읽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일이지만,
AI는 그 감정을 확장시키는 또 다른 언어가 되었다.


감상은 더 이상 한 가지 형태로 머무르지 않는다.
눈으로 읽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다시 느끼는 과정 속에서
사유의 깊이는 넓어진다.


기술은 감정을 대신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또 다른 스승이자 동료가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믿는다.
AI는 감정의 끝이 아니라,
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드는 감상의 확장선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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