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름 작가님 북토크 2번째 이야기
맛있는 저녁 식사 후, 중앙도서관으로 향했다.
지하 1층 문화누리터.
작가님과 인증샷을 찍어야 하니까 입술도 바르고, 화장도 고치고.
씁씁후후~ 너무 설렌다.
출석부에 서명을 하고 선배님들과 앞뒤로 나누어 앉았다.
오예, 앞자리 사수~~
남자 사서분이 북토크 진행을 맡으셨다.
작가님은 반바지에 운동화, 남방 차림의 편안하고 소탈한 옷차림으로 등장하셨다.
긴 머리, 기본만 한 듯한 화장으로 옆집 언니와 대화하는 분위기 자동 발사.
공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근무를 하다 작가가 되신 특이한 이력의 작가님.
"살다 보니 돈이 다가 아닌 순간이 오더라고요."
"부모님도 책을 읽는 분이었고, 저도 책 읽는 게 좋아서요. 읽던 사람은 쓰게 되더라고요."
- 휴남동 서점이 베스트셀러가 되기까지 과정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먹은 후 치열한 글쓰기 훈련에 돌입했어요.
3~4년 정도는 서평을 썼고, (한 달에 18편 정도의 서평 작성)
1년 정도 책 쓰기를 했지만 출판사로부터 계속 거절당하다가 "매일 읽겠습니다."라는 에세이 출간 후
에세이는 너무 어렵고 글은 계속 쓰고 싶은 시기가 와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소설을 쓰면서 컴퓨터에 작품을 1년 가까이 묵혀놨는데 엄마가 원고를 보내보라고 하셔서 보냈는데
그게 바로 "휴남동 서점"이에요.
3년 후 브런치북 공모전에 작품을 내게 되고, 밀리의 서재에 전자책으로 먼저 출간된 후, 독자들의 요청으로 종이책이 출판되고, 어느새 베스트셀러가 되었네요.
- 어떤 마음으로 휴남동 서점 책을 쓰셨나요?
민준이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글을 썼어요.
- 작가님 작품에는 소위 빌런이라고 하는 악역이 등장하지 않는데요.
아침드라마를 좋아하는 저(사서님)라면 서점에 갑자기 건물주가 들이닥쳐서 밀린 월세 내놔!라고 하는 이야기를 넣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일제히 웃음)
저는 책장의 마지막을 덮었을 때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을 쓰고 싶었어요.
그런데 실제 우리 주변에는 그렇게 지독한 빌런들이 없지 않나요? 그런 빌런들은 그냥 엮이지 말고 차단하면서 살아요.
- 전업 작가는 어떤 마음으로 되셨나요?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해요. 한 번뿐인 내 인생에 기회를 줘 보자.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어요.
- 저는 휴학하고 1년을 아무것도 안 하고 살았거든요. 그래서 삶을 바꿔도 파랑새는 없다고 생각해요.
어...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하면 당연히 파랑새는 없지 않을까요?(작가님 팩폭 짱 ㅎㅎ)
- 드라마화된다면 어떤 배우가 잘 어울릴까요?
승우 역할로는 이 배우가 유명하지 않을 때 휴남동 서점을 쓰고 있었어요. 그분을 보자마자 이 분이 하면 너무 좋겠다 생각을 했어요. 김선호 배우님이요.
민준이는 사심 없이 남주혁 배우님이 잘 어울릴 것 같지 않나요?(너무나 사심 가득하십니다 ㅎㅎ)
- 다음 책은 언제 나올까요?
다음 책은 에세이를 썼고요. <단순 생활자>라는 제목으로 10월 13일경 나옵니다.
- 작가 지망생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북토크가 끝난 후, 사인회가 이어졌다.
작가님 앞에 다가갔는데 이렇게 떨릴 일인가.
"저도 글을 쓰고 있는데요. 저는 필명으로 사인 부탁드려도 될까요?"
"네, 필명이?"
"꿈태공이오."
"오~ 꿈을 가진 사람이시군요. 즐거운 글쓰기가 되시길 바랄게요."
사진을 찍고, 선배님들과도 다 같이 찰칵.
찍고 나서 보니 표지 버전이 다 제각각이라 더욱 다채롭고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두 시간이 어느새 훌쩍 지나고, 조용히 왔던 미솔이는 사진도 안 찍고 조용히 나갔고.
설렘 가득한 소녀가 되어 세 작가가 유쾌한 발걸음으로 각자의 집에 향했다.
작가님은 글쓰기의 매력으로 불만족이 사라지고, 여기가 내 자리였구나라고 안도감, 평안함을 주신다고 했다.
나에게 글쓰기의 매력은 무엇일까.
에세이는 소소한 내 일상을 전하는 매력이 있다.
아직 나의 글빨은 작가님이 좋아하신다는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처럼 웃기면서도, 심각하고, 감각적으로 묘사하는 글쓰기에는 한참 못 미쳤지만, 올해 많은 작가님들을 만났으니 그들 발뒤꿈치를 쫓아가기 위해 매일매일 글을 써야겠다.
어제는 여행 후유증으로 찬스를 한 번 사용했다.
찬스를 쓰고 나니, 쓰고 싶은 이야기가 가득이다.
붙박이별 모든 작가님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