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이어주는 우연

비가 이어주는 우연

by Shine K

며칠간 이어진 맑은 날씨 끝에 다시 비가 내렸다. 이수는 퇴근 후 작은 공원으로 향했다. 비가 오는 날마다 그녀는 우산을 들고 도현과의 짧은 대화를 떠올리곤 했다. 그와의 만남은 그녀에게 점점 더 특별한 의미가 되어가고 있었다.


공원에 도착한 이수는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우산을 접었다. 비 오는 날만의 고요한 분위기가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그 순간,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수 씨?”


고개를 돌리자, 도현이 비에 젖은 우산을 접으며 서 있었다. 그는 살짝 놀란 듯한 표정으로 이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도현 씨?” 이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서 또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도현은 미소를 지으며 이수 쪽으로 다가왔다.

“저도요. 그냥 잠시 산책하러 나왔는데, 이수 씨를 보게 되니 비가 저희를 이어주는 것 같네요.”


두 사람은 우산을 나눠 쓰며 공원의 좁은 길을 걸었다. 빗소리와 함께 흙냄새가 퍼지는 공기는 그들을 한층 더 가깝게 느끼게 했다.


“도현 씨는 비 오는 날이 이제 좋으세요?” 이수가 물었다.


도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좋아졌어요. 이수 씨 덕분에요. 비 오는 날마다 당신을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생겼으니까요.”


이수는 그의 대답에 얼굴이 살짝 붉어졌지만, 부드러운 미소로 대답했다.

“저도요. 도현 씨와 비 오는 날마다 만나게 되는 게 참 신기하면서도 기뻐요.”


그날 두 사람은 공원의 작은 쉼터에서 잠시 비를 피하며 대화를 나눴다. 도현은 이수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는 비 오는 날이면 어머니와 함께 좁은 우산 아래에서 집까지 걸어갔던 기억을 떠올렸다.


“어머니와 함께 우산을 쓰고 걸었던 시간이 저한테는 참 특별했어요. 그런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비가 오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무거워졌죠. 하지만 이수 씨와 함께 비를 맞으면서 그 무거움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아요.”


이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도현 씨, 제가 우산을 나누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어요. 비 오는 날마다 도현 씨가 더 이상 무겁지 않도록요.”


도현은 그녀의 말을 듣고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감사와 설렘이 담겨 있었다.

“이수 씨, 이미 그러고 있어요. 당신이 제게 그런 존재가 되어주고 있어요.”


두 사람은 비가 그칠 때까지 쉼터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빗소리는 두 사람 사이의 설렘과 따뜻함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다음 에피소드 예고: “비 오는 날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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