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책을 써낼 재주는 없지만 만약 내게 그런 재주가 있었다면 정확히 이 책을 펴냈으리라 싶다. 작가님과 나의 사주를 비교해보고 싶을 정도로 비슷한 발자취를 걸어온 것이 신기했다. 미니멀리즘으로 삶의 가치로운 것들만 남겨내는 경이로운 일을 해내며 내가 느끼고 배운 것들이 이 책에 똑같이 적혀있었다.
✔️ 미니멀리즘은 한 번에 물건과 정신을 비운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관성이 있어서 금세 안이해져 새로운 것을 들이기 마련이다. 또 생각보다 사람들은 언젠가의 쓸모를 생각하며 많은 물건과 마음을 먼지가 켜켜이 쌓인 채로 담아둔다. 그것들을 비워내는 데에는 최소한 쌓아온 만큼,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나도 여전히 비움을 실천하는 중이다. 비움의 경이로움은 직접 경험해 봐야 알 수 있다. 아무나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갑자기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은 욕망이 생길 것 같지는 않다. 평소에 어떤 고민을 하고 있었고, 삶의 어떤 지점에 서있는지에 따라 유의미한 영향력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몇 년 전 거대한 도서관의 책장 숲 속에서 우연히, 정말 우연히 내 눈에 띈 작고 얇은 책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를 읽었던 순간이 떠오른다. 여느 때처럼 방황하던 차에 그 책을 도서관에서 단숨에 읽고 나는 허리까지 내려오던 머리를 미용실에 달려가선 단발로 잘랐다. 그때가 시작이었다. 나는 지금 갖고 싶은 게 없다. 욕구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모방 소비에 전혀 휘둘리지 않게 되었고, 물욕이 거의 사라졌다. 그러니 금전적 걱정도 자연스레 덜어졌다. 발에 자꾸만 걸리던 잔챙이들을 치워내고 나를 들여다보는 소중한 일에 더 많은 것들을 투자하게 됐다.
✔️ 이 책을 읽고 안이해진 사이 시나브로 쌓인 거실의 짐들을 정리했다. 바닥이 훤해지니 청소를 조금만 해도 티가 많이 나고 마음이 평안해진다. 또 관성적으로 쓰고 있던 신용카드 한 장을 없앴다. 실적을 채우면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 한 장과 체크카드 딱 한 장으로 생활비를 운용했고, 이것이 최대한 간소화한 형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지출 자체가 많지 않으니 연말정산에서 신용카드로 25%의 지출을 채울 필요도 없고 매달 30만 원씩 실적을 채워서 받던 혜택은 그냥 안 받아도 그만인 정도였다. 당장 신용카드를 해지하고 생활비는 체크카드 하나로만 쓰기로 했다. 그 외의 저축과 지출, 투자는 계좌를 잘 쪼개놓고 월급날마다 자동이체를 해놓아서 신경 쓸 필요도 없다. 어휴 홀가분해!
✔️"<월든>의 작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일찌감치 그 사실을 알았던 것 같다. 지금으로부터 약 170년 전, 미국에 살던 28세의 소로우는 월든 호숫가 옆 숲 속에서 돈과 노동에 대한 실험적인 삶을 시도한다. 인생의 본질을 살고 싶다는 이유로 4평 남짓의 작은 오두막을 짓고 2년 2개월간 소비사회에서 동떨어진 삶을 살았다. 이 기간 동안 최소한의 가구, 옷, 생필품을 가지고 생활했다. [중략] 굳이 없어도 되는 것들에 돈을 쓰면서 노예처럼 일하는 삶, 반드시 필요한 것에만 소비하면서 평온하며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는 삶. 어떤 삶이 더 풍요롭다고 할 수 있을까."
✔️"세상에서 흔히 말하는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의 99퍼센트는 실은 딱히 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일"
✔️ "나는 내가 한 일만큼이나 우리가 하지 않은 일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혁신이란 1000가지의 생각을 거절하는 것이다." - 스티브 잡스
✔️ " 법구경에 이런 구절이 있다. 만약 자기보다 더 지혜로운 혹은 동등한 수준의 벗을 구하지 못하거든 차라리 굳게 결심하고 홀로 수행하라. 어리석은 자와는 수행의 벗이 될 수 없다."
✔️ "걱정이란 오늘의 힘으로 내일의 짐을 나르는 것과 같습니다. 한 번에 이틀 분을 나르고, 내일을 앞서서 사는 것이지요. 걱정은 그렇게 내일의 슬픔을 비워주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갈 힘을 앗아갑니다." - 나치 수용소 생존자 '코리 텐 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