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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머스캣 Jul 06. 2023

[책과 삶] 튜브





 손원평 작가님의 <아몬드>를 인상 깊게 읽었다. 유명한 이유를 알 것 같은 책이었다. 현대 작가들은 삭막해진 사회에서 '관계'를 유독 따스하게 조명하는 것 같다. 아몬드도 그런 책이었다. 다만, 진부하지 않은 인물과 서사로 마음의 울리는 책이었다.


 그런 기억으로 고른 손원평 작가님의 다른 작품 <튜브>는 기대했던 바에 미치지 못했다. 평소 비문학을 즐기는 나로서 과도하게 '소설적'이라고 느껴지면 급속도로 지루함을 느끼는데, 튜브가 딱 그랬다. 진부하고 진부한 이야기,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이야기와 등장인물 설정들이었다. 표절이란 것이 절대 아니라 말 그대로 워낙 진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사업이 망하고 소위 루저로 살아가는 주인공 김성곤 안드레아(세례명이 붙은 이 이름에도 서사가 있지만 나는 이런 것조차 '소설적'이라고 느껴져서 거부감이 들었다.)가 자살을 마음먹기 전후에 겪은 일들이 책의 주줄거리다. 그의 성장통에는 당연히 고난과 역경이 있고, 희노애락이 있고, 흥망성쇠가 있다.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패배자로 살아가던 그가 사소한 변화부터 꾀해 일어나는 것을 지켜보게 된다. 그런 그에게 정신적 지주같은 존재도 등장한다. 이런 이야기들이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로 사람 마음을 울리는 것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이 너무 현실과 동떨어져도, 그렇다고 너무 현실적이어도 멀어지는 내가 문제인가 싶기도 하다. 여튼, 내가 얻은 것은 소설속에 등등장하는 '현재를 있는 그대로 느껴라'라는 새삼스러운 문장이다. 새삼스럽지만 끝없이 노력해도 나는 닿을 수 없는, 갈구하고 희구하는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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