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인간관계 속에서 감정을 유독 풍부하게 느끼는 사람이다. 솔직히 말해서 과민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관계의 흐름에 따라 그날 하루의 기분이 좌지우지되기도 한다. 누군가와 더 깊은 유대를 맺게 되었을 때 뛸 듯이 기뻐하고, 누군가와 아주 작은 갈등을 빚을 때면 하루 종일 그 생각에 사로잡히고 만다.
⠀
- 섬세한 감정으로 관계를 다루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내 마음에는 피로가 쌓이기 시작했다. 나를 위해 감정을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불필요할 정도로 많은 감정을 소비해왔던 것이다.
⠀
- 책 제목을 보고 '담백한 삶'은 불가능한 어구라고 생각했다. 감정이란 것을 갖고 사는 한, '담백'은 말이 안 되지 않나 싶었다. 하지만,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조금만 내려놓고,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담백한 삶을 가능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