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4 몽골에서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저 별이 수년 전에 이미 죽어서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던데"
서늘한 바람이 슬며시 옆구리를 간질이며 인사를 건네고, 귀뚜라미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히는 그 계절에는
불어오고, 머물렀고, 흘러갔던 그 순간들이 기척도 없이 불현듯 찾아오곤 한다.
일곱 빛깔 반짝이던 그 무지개도 이제는 뒤섞여 검정색 물감자욱이 되었고,
그 칠흑같이 까만 검정 속에 희미한 저 별들을 보면서
나는
저 아득한 과거에 빛을 남기고 사라진, 진작에 사라져 버린 그것들을
떠올리고, 그리워하고, 흘려보낸다.
Apocalypse - Cigarettes After S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