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1)
*필자는 크고작은 조직에서 HR, HRD 업무를 하고 현재도 일과 사람을 매칭하고 있습니다. 뉴스나 SNS에서 회자되는 것 말고 채용 현장에서 중시되는 것들을 정리해 보고자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만, 글로 온전히 드러낸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군요.
구직관련하여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그 수많은 사람들의 이력서와 자소서를 다 보시나요?"라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 봅니다." 저 포함 대부분의 채용 담당자(HR부서말고 현업 실무진)와 책임자들은 지원해 주신 분들에 대한 예의와 공정성 측면에서, 또한 수많은 지원자 중 옥석을 가리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꼼꼼히 보려고 노력합니다. 한번은 신입사원 공채시 제 소속 부서 앞으로 배정된 서류전형 대상 400여분의 면면을 10여일간에 걸쳐 들여다 본 적도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팀장 및 그 이하 실무급들은 구비서류 중 이력서나 경력기술서를 중심으로 보곤 합니다. 저도 같이 일하거나 배치할 사람을 고를때에는 그 사람이 가진 배경(소위 스펙)과 경험 등을 주로 보았었어요. 채용하는 업체의 규모, 업종 및 직종마다 채용담당자의 주 관심사항이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이력서 상
- 최근 3년간 소속/활동 추이 (직위 포함)
- 주소, 가족관계
- 보유스킬과 강점
- 반복되는 단어나 구절
등을 주로 눈여겨 보았어요. 이력 중에 해외체류/근무 경력이나 무언가 특징적인 꺼리가 있으면 약간의 플러스 알파를 주었던 거 같아요. 이 레벨 채용담당자들의 관심사는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력서를 쓴 주체가 우리 팀에, 우리 조직에 들어와서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 이 사람이 가진 역량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 - 이 사람이 짐이 되진 않을까 라는 지점이지요. 5명 이하의 소팀제든, 30~50명 정도의 대팀제든간에 새로운 사람 하나는 조직에 상당한 파급력을 일으키게 마련이니까요.
회사에 사람이 들어오는 것은 시스템, 장비, 최신 기술이 들어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참 어려운 일이어요. 오바해서 말하자면 조직의 색깔을 바꾸기도 하고 흥망을 좌우하기도 하지요.
자 이제 윗선으로 이동해 볼까요.
실질적 채용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소위 c-level 임원, 대표, 사장님들의 경우 주요 서류 중 특히 자기소개서를 유심히 보는 분들이 많아요. 신입인 경우 사실 그 스펙이란 것들은, 실무진 검토 후 C레벨 면접을 보게 되는 상황에 이를 때 쯤이면 사실 큰 의미가 없어지거든요. 그 대신, 개인의 인성과 품성 태도 등이 드러나 있는 자소서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지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C레벨 분들의 인사이트 능력이어요. 그들은 왠만하면 다 알아요. 이 사람이 똥인지 된장인지, 사기를 치는지 진실한지. 돈내고 코칭받아써온 것인지 한자한자 직접 본인이 쓴건지. 몇가지 질문을 해 보면서 자소서에 쓰여진 사람이 이 사람의 실제인지 아닌지를 거의 정확히 가려내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 분 본인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는 사람을 찾아낸다는 점이지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더 깊이 할말이 많지만, 언젠가 더 상세하게 써보도록 할께요.
경력직인 경우에는 이력서/ 경력기술서만 제출하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실무 면접을 통과하고 C레벨 면접에 들어가게 되면 자소서를 구비 제출하라고 하는 회사들이 대다수여요. 간혹 어떤 회사는 임원 면접 대상자 중에서 자소서가 잘 안쓰여있는 경우 대상에서 빼버리기도 한답니다.
※ 특히, 경력직의 경우 수행경력이 부풀려 진 경우도 많고 요즘들어 이상한 사람들이 종종 있어서 '인성'을 고려하여 채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소서 중요.
정리하자면, 자기소개서 / 자소서를 에세이 쓰듯 굉장히 공들여 잘 쓸 필요가 있어요. 공들인 이력서와 자소서는 그냥 copy & paste해서 붙인 것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답니다. (딱 보면 알아요) 자신의 resume가 100여장의 그게 그거인 서류들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무언가가 되기 위해서는 말이지요. 요즘도 그런 뉴스가 나오는지 잘 모르겠지만, 한때 지방대생이 수백장의 이력서를 보냈는데 한 군데서도 면접을 보러 오라는 데가 없었다는 소식이 가끔 들렸었어요. 전 오히려 그 사람이 쓴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보고 싶어요. 과연 어떤 수준이었을까요? 어떤 구성과 내용이었기에 그 분이 면접조차 보지 못했을까... 단지 스펙상에서만의 문제였을지 아니면 영혼 없는 똑같은 서류들만 이곳저곳에 발송해 버린건 아닌지 궁금하답니다.
'이력서' '경력기술서' '자기소개서'는
구직자들에게 본인의 가치를 증명할 기회를 -
구인/채용자 입장에서는 투자의 이유를 -
제공합니다.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