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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만 여행하는 "프로 낯선러"

# 방콕 2

by 최소망



나는 자칭 프로 "낯선러"이다.

꼭 가봐야 한다는 맛집이나 관광지보다는 별로 볼 것도 없고 볼품없는 현지인들의 지역에 가서 그들에게 흡수되는 것을 좋아한다. 방콕 여행에서 둘째 날이 로컬 지역에 온전히 흡수했던 가장 인상 깊던 날이었다.

@글, 사진 by. 소망하다



화려한 볼거리가 없어도 스스로 재미를 찾아내는 여행

대부분 방콕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카오산로드나 방콕 왕궁, 왓 아룬 사원, 쇼핑의 메카인 아이콘시암이나 아시아 티크를 들린다. 하지만 나는 검색창에 입력하면 1,2번째로 나오는 유명한 곳보다는 남들이 잘 모르는 곳에 가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들린 지역이 바로 왼쪽 하단에 별표가 그려져 있는 Wongwian Yai 역이었다.

초록색 라인에 맨 끝에 위치한 Wongwian Yai station.

이 곳에 가게 된 첫 번째 이유는 먹어 보고 싶은 로컬 음식이 있어서였고 마침 근처에 괜찮은 숙소가 있어서 선택을 하게 되었다. 숙소의 이름은 7 days premium hotel이었다. 가격은 한화로 3만 원대. (조식 불포함) 4,5성급은 아니었지만 깔끔하고 방이 넓고 위치가 아주 좋았다. 하루 전날 5,700원짜리 유스호스텔에서 있다가 와서 더 넓고 좋게 느꼈을 수도 있다. 단점은 메인도로 위에 있다 보니 차 소리가 조금 시끄럽다는 점 정도.


사진출처, 호텔 홈페이지

이렇게 전혀 정보도 없고 낯선 곳을 와보는 건 여행을 어느 정도 많이 해보신 분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다. 어느 정도 여행을 많이 해본 분들은 화려한 볼거리나 유명한 관광지가 없는 지역에서도 로컬 지역 특유의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재미있는 일이 없어도 스스로 재미있는 일을 만들어 내는 여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로컬 지역에서의 여행이 기억에 오래 남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새로운 태국 음식, 꿍옵운센

저녁으로는 흔하지 않은 태국 로컬 푸드를 먹으러 갔다.레스토랑이라고 하기는 그렇고 천막 없는 포장마차 정도의 느낌의 가게이다. 관광객은 전혀 없다. 거의 대부분 로컬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서 저녁을 먹고 있었고 중국어도 조금 들렸던 듯하다.


위치는 짜오프라야강 건너편 Wongwian Yai 역에서 걸어서 한 500m 정도 걸어가면 된다. 간판도 따로 없고 이쪽으로 가는 게 맞나 싶지만 계속 걷다 보면 나온다.

왼쪽 동그란 부분이 바로 Wongwian Yai 역이다.


팟타이나 똠 양 꿍 추치 프로운 등 등 많이 먹어본 태국 음식 말고

꼭 먹어 보고 싶었던 태국 로컬 음식 꿍옵운센 (290밧) 한화 9,900원.

태국어로 꿈은 새우 입은 찌다 운세는 당면 즉, 새우와 당면을 쪄서 낸 요리라는 뜻이다.


그동안 먹었던 태국 음식이랑은 굉장히 다른 느낌이었고 그동안 먹었던 음식에서도 느껴본 적이 없었던 맛이었다. 통통하고 커다란 새우살을 까서 같이 삶아져 나온 당면과 파의 돌돌 감아 한입에 꽉 차게 먹으면 입안 가득 바다와 육지가 채워진다.


동네 한바퀴 산책 중에 계속 보였던 Jum Jum

그렇게 든든히 먹고 이 지역 여기저기를 걸어 다녀보니 정말 많은 로컬 주민들이 이곳저곳에서 야식을 드시고 계셨다. 그중에서 특히 나의 눈을 사로잡았던 것이 있으니 바로 위에 사진에 보이는 커다란 클레이 팟 안에 샤부샤부처럼 다양한 재료를 잠시 담갔다가 먹는 요리인데 지금은 검색을 해보니 Jim Jum 혹은 Chim Chum이라고 한다. 찜쭘이라고 읽는다.


이미 저녁을 먹고 온 탓에 먹어 보진 못해서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국내 사이트에서는 정보를 찾기 힘들고 구글에서 방콕 스트릿 푸드를 소개하는 웹사이트에서 사진을 두장 찾았다.

영어 설명을 읽어보니 찜쭘은 태국식 전골인데 찜이 담그다 쭘이 떨어뜨리다는 뜻으로 떨어뜨려서 담가먹는 요리라는 뜻이다.

쉽게 생각하면 샤부샤부랑 그 먹는 방식이 똑같다. 해서 다양한 야채, 해산물, 면 등등을 담갔다가 건져서 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이다. 이날은 이미 꿍옵운셉(새우 당면 요리)를 잔뜩 먹었기 때문에 아쉽게 찜쭘은 먹어보지 못했지만 또다시 Wongwian Yai 지역을 방문할 이유가 생겼다. 이렇듯 로컬 지역을 돌면서 현지의 문화와 음식을 인터넷 랜선이 아닌 직접 눈으로 발견하여 다음번 여행의 코스를 미리 만드는 것도 여행의 묘미인 것 같다.


다음의 방콕을 방문할 때도 또 방문하고 싶은 로컬 지역 Wongwian Yai 였다.

사진출처 Streetside Bangkok


내일의 더 나은 소망을 꿈꾸며

글, 사진 by 소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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